“김다미·신예은 아날로그 청춘 서사”…백번의 추억, 첫사랑과 우정→가슴 뭉클 궁금증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이 1980년대의 숨결 속에서 김다미와 신예은의 자연스러운 호흡, 그리고 허남준의 색다른 존재감으로 각각의 청춘을 새롭게 그려냈다. 낡은 버스와 교복, 음악다방과 쪽지로 이어지는 소박한 풍경 속, 시청자들은 두근거림과 함께 눈물짓던 청춘의 얼굴을 다시 마주했다.

첫 회에서 김다미가 연기하는 안내양 고영례는 버스 출근길의 소란 속에서도 “오라이” 외침을 내뱉으며 씩씩하게 하루를 열었다. 과거 일상의 풍경과 함께, 회수권과 주판, 종이인형 등 사라진 소품들이 아날로그 시대의 진정성을 소환했다. 현실의 무게로 절망에 빠진 영례에게 단짝 친구 서종희(신예은)는 “보너스로 소원권 하나 저축할게”라는 재치와 따뜻함으로 곁을 지켰다. 두 사람은 빛바랜 버스에서 라디오를 틀고, 대걸레를 마이크 삼아 노래하며 가난마저 다정한 추억으로 빚어냈다. 

이어진 2회에서는 허남준이 연기하는 재필이 친구의 강권으로 미팅에 참석했고, 영례와 종희가 예기치 않게 같은 자리에 앉으며 옛 인연에 설렘을 더했다. 영례는 단번에 재필이 자신에게 특별했던 ‘자이언트’임을 알아챘고,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면서, 세 사람의 마음에는 삼각구도의 시작을 예고하는 조심스러운 파장이 번졌다. 서로의 시선을 뛰어넘는 감정의 변화가 극장면 곳곳에서 묻어나왔다.

의상을 넘어, 드라마의 감성은 음악으로도 극대화됐다. 백예린의 어쿠스틱 리메이크로 다시 태어난 카펜터스 ‘Close to You’는 설렘의 온도를 높였고, 유심초 ‘어디서 무엇이 돼 다시 만나랴’를 함께 부르는 장면은 두 소녀의 우정을 더욱 빛냈다. 특히 엔딩을 장식한 유재하의 미발표곡 ‘별 같은 그대 눈빛’은 세대와 시간을 넘어 아련한 청춘의 순간을 선사했다. 예스러운 멜로디와 함께, 청춘이기에 가능했던 순수함과 뜨거운 연대가 깊은 흡인력으로 다가왔다.

‘백번의 추억’은 1980년대라는 시간 위에 빛나는 우정, 첫사랑, 청춘의 설렘까지 세밀하게 담아냈다. 김다미, 신예은, 허남준의 진솔한 연기와 명곡 리메이크, 그리고 세대가 자연스레 교차하는 따스한 대화는 젊은 시청자는 물론 기성세대의 복고적 감성까지 깊이 어루만진다. 

이 드라마는 각자의 인생에서 한 번쯤 마주쳤을 소중했던 순간과, 가진 것이 적었지만 더욱 단단했던 우정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흔적처럼 남아있는 추억의 소품, 그리고 흘러나오는 음악이 이 시대 모든 청춘에게 다정한 응원을 건넸다.  

JTBC ‘백번의 추억’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과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시청자와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