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 스위치 왜 껐나”…인도 에어인디아 여객기 참사, 인재 가능성에 충격
현지시각 7월 12일, 인도(India) 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 공항에서 출발한 에어인디아(Air India) 소속 보잉 787 드림라이너 여객기가 이륙 33초 만에 추락해 승무원과 승객 등 274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인도항공사고조사국(AAIB)이 이날 발표한 예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륙 직후 조종실에서 두 엔진의 연료 공급 스위치가 차단된 것이 비극을 부른 결정적 원인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는 인도에서 1996년 이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항공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예비 보고서에 따르면 항공기는 정상 이륙 3분여 후, 두 엔진 모두의 연료 공급 스위치가 '작동'에서 '차단'으로 갑자기 바뀌며 급격히 추락하기 시작했다. 조종실 녹음기에는 한 조종사가 “왜 연료를 차단했냐”고 묻는 등 당황한 기내 대화가 담겨 있으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답변도 포착됐다. 조종사들은 약 10초 뒤 연료 스위치를 다시 작동시켰지만 1번 엔진만 복구에 성공, 2번 엔진의 출력은 회복되지 않았고, 비상신호(메이데이)이 전송된 뒤 기체는 근처 건물로 추락했다. 연료 공급 차단에서 참사까지 33초도 걸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평상시 운항 중 연료 스위치 차단은 극히 이례적이며, 화재 등 극심한 비상시에만 시도되는 조치다. 항공 전문가는 “정상 상황에서 이처럼 연료 계통을 중단하는 일은 극단적으로 드문 사례”라고 지적했다. 해당 여객기를 조종한 기장(1만5,000시간)과 부기장(3,400시간)은 모두 베테랑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어떠한 경위로 스위치가 조작됐는지는 여전히 조사 중이다. 보잉, 엔진 제작사인 GE에어로스페이스 양사 모두 기기·설비 측 결함은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이 같은 참사에 인도 민간항공 당국은 신속한 조사와 안전성 점검을 공언하고 있으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를 비롯한 해외 항공안전 당국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다. 영국 BBC와 미국(USA) CNN 등 유력 외신은 “기술 결함이 아닌 인적 실수 가능성에 세계 항공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전 세계 조종사 훈련 및 cockpit 시스템 점검 강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인재와 시스템 오류 여부에 따라 국제 항공계의 기준 변경도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국제사회는 인도 항공당국의 최종 결과 발표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