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요안나 유서의 무게”…MBC 기상캐스터, 가해 논란과 분노의 단식→유족의 절규 깊어져
오요안나의 미소가 사라진 지 1년, 시청자들의 기억은 여전히 그녀의 따스함에 머물고 있다. 인생의 벼랑 끝에서 남긴 2750자 유서는 차분한 고백과 고통으로 가득찼다. 고인의 흔적을 붙잡은 유족들의 목소리는 하늘로 떠난 오요안나의 부재를 더욱 실감케 했다.
오요안나는 세상에 뜨거운 안녕을 고하기 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던 아픈 현실을 문자로 남겼다. 남겨진 유서는 인생의 무게를 한자 한자 써내려간 치열한 기록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오랜 조사를 거쳐 MBC 내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에 따라 MBC는 조직문화 쇄신을 약속했으나, 이미 누군가 떠난 자리는 되돌릴 수 없었다. 오요안나가 일하던 기상캐스터 동료들 가운데 일부는 장례식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결국 가해자로 지목된 이 중 한 명인 박하명이 계약 해지됐다. 반면 김가영, 이현승, 최아리 등은 재계약으로 남게 됐다는 소식도 뒤따랐다.

상처 입은 가족은 아물지 못한 마음을 단식이라는 결기로 끌어안았다. 어머니 장연미는 MBC 본사 앞에서 고통을 토로하며 "요안나를 잃고 남은 시간은 죽음과도 같다"는 절규를 이어가고 있다. 친오빠 오상민 또한 SNS를 통해 끊임없는 재발 방지와 진상 규명을 호소했다. 유족들은 오요안나 사망 1주기를 맞아 진실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더불어, 방송계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 개선을 촉구했다.
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여부에 대해 이달 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한편, 오요안나 괴롭힘 가해자로 언급된 기상캐스터 A씨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의 두 번째 변론기일은 오는 23일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요안나의 1주기 문화제는 떠난 이의 억울함을 달래주는 사람들이 현장을 가득 메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