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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명단 전원 제외 파장”…KOVO컵, 정상 재개 갈림길→리그 혼란 가중
스포츠

“예비명단 전원 제외 파장”…KOVO컵, 정상 재개 갈림길→리그 혼란 가중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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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진남체육관의 붉은 뜨거움이 다시 멈췄다.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가 정상적인 개최를 향한 기대 속에서 또다시 변수에 맞닥뜨렸다. 국제배구연맹이 대표팀 예비 엔트리 선수들의 출전을 전면 금지하면서, 대회 존폐 여부까지 흔들리고 있다.

 

14일 국제배구연맹은 대한배구협회를 통해 한국배구연맹에 공식 공문을 전달했다. 핵심은 2025년 세계선수권 대표팀 예비 명단에 포함된 25명이 단 한 명도 이번 KOVO컵 무대에 설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 조치로 구단의 핵심 전력은 물론, 현대캐피탈처럼 포지션 자체가 비게 된 팀까지 등장했다.

“예비명단 선수 출전 불허”…KOVO컵, 재개 불발 가능성 고조 / 연합뉴스
“예비명단 선수 출전 불허”…KOVO컵, 재개 불발 가능성 고조 / 연합뉴스

현대캐피탈은 리베로 박경민을 대표팀에 내보내고, 남은 리베로 임성하마저 예비 명단에 들어 리베로 한 명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이례적 상황에 직면했다. 이런 경우 대회 참가 포기까지 고려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밝혔다. 이미 일부 예비 명단 선수가 개막전부터 출전한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KOVO 측은 구단 불이익 방지와 책임 이행을 약속했으나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KOVO는 현지 필리핀으로 신무철 사무총장을 급파해 FIVB와 직접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알렸다. 각 구단 역시 대회 개최 전날까지 KOVO와 소통했으나, 문제없다는 답변 끝에 상황이 뒤집힌 데 대해 절차와 판단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FIVB는 세계선수권 종료 이후 3주 이상 휴식 의무를 강조하며, 선수 보호 차원의 원칙임을 재차 밝혀왔다.  

 

대회 정상 진행을 위해, KOVO컵의 7개 프로팀과 태국 초청팀 나콘라차시마까지 총 8개 팀이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예비 명단 제재가 해소되지 않는 한 남은 경기도 정상화는 요원한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관중만 무료로 입장하도록 변경됐고, 나콘라차시마는 상금이나 티켓 없이 연습경기만 소화한다.

 

팬들 역시 경기장을 찾았던 감흥 대신, 팀의 핵심 선수와 감독, 연맹 사이의 갈등에 씁쓸함을 표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규정 변수, 그 영향이 얼마나 길게 이어질지 주목된다. KOVO는 14일 새벽 남자부 대회 취소를 공식화했다가 FIVB의 조건부 승인 공문에 따라 재개를 알렸으나, 선수 출전 제재라는 본질적 갈등이 모두 해소돼야만 진정한 정상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길어진 침묵, 채워지지 못한 경기장, 그리고 애타는 시선만이 남았다. 이번 KOVO컵 남자부 남은 일정의 최종 운명은 14일 밤 현대캐피탈 등 구단의 최종 결정에 따라 달라진다. 프로배구의 속 깊은 사연은 9월 14일 전남 여수에서 이어지고 있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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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컵#fivb#현대캐피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