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무대, 밤이 온다”…조항조·전유진·나태주, 추억을 건네다→감성 깊어진 여운
삶의 온도를 사뿐히 낮추는 저녁 공기와 함께 조항조의 목소리가 ‘가요무대’를 채웠다. 전유진의 상큼한 선율, 나태주의 힘 있는 무대까지 가을밤에 펼쳐진 이들의 노래는 시청자 마음마다 언젠가의 추억을 조용히 불러냈다. 밤과 낮이 교차하는 시간마다, 무대는 한 곡 한 곡 감성의 결을 겹겹이 쌓아갔다.
조항조는 ‘빛과 그림자’로 여덟 시 무렵을 은은하게 단장했다. 이어 박혜신의 ‘저 꽃 속에 찬란한 빛이’는 고요한 밤을 밝히는 작은 등불 같았다. 전유진의 ‘젊은 태양’이 무대 위로 희망을 물들이면, 나태주는 ‘해 뜰 날’로 긍정의 미래를 노래했다. 장계헌은 ‘햇빛 쏟아지는 들판’으로 가을 끝자락, 따듯한 한낮의 풍경을 불러왔다.

마포종점, 밤안개, 밤차, 별이 빛나는 밤에. 윙크와 신수아, 이은하와 윤항기의 목소리가 연달아 스테이지를 수놓으며, 잠시 멈춰선 시간들 속에 각자의 옛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깃들었다. 김상희가 부른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과 홍원빈의 ‘짝사랑’은 가을길에 서성이는 연인의 고백처럼 자리했으며, 신계행의 ‘가을 사랑’은 이별과 기대 사이의 아릿한 정서를 녹여냈다.
무대 위 한순간 한순간마다, 출연 가수들이 품은 진심과 관객을 감싸는 공기는 그리움과 만남, 계절의 변화에 서서히 물들었다. 노래마다 세월이 겹쳐지고, 잊혔던 마음 한편이 조용히 열린다. 낮에서 밤으로, 환한 빛에서 깊은 어둠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 다시금 노래가 마음을 덮었다.
밤이 깊어질수록, 낮에는 미처 다 전하지 못한 감정들이 무대에 머문다. 인생의 각막마다 새겨진 순간처럼, 이날의 ‘가요무대’는 조항조, 전유진, 나태주 등 출연진과 함께 시청자들의 가슴속 오랜 기억을 안아 올렸다. 잊히지 않을 무대의 감동은 9월 22일 월요일 밤 10시 KBS1 ‘가요무대’를 통해 다시 한번 흐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