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권 향한 질주”…김현겸, 베이징 빙판 위 도전→올림픽 꿈 재점화
숨죽인 관중과 빙판 위의 적막, 김현겸은 날카로운 집중력으로 점프를 준비했다. 고요한 긴장 속, 얼음을 가르는 스케이트 칼날과 차분한 표정 위엔 간절한 의지가 묻어났다. 피겨 국가대표 김현겸이 18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하는 피겨스케이팅 올림픽 추가 예선전에 출전해 2026 동계올림픽 출전권 사냥에 나선다.
이번 예선전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출전권을 각국 선수들이 놓고 겨루는 중요한 무대다. 현재 한국 남자 피겨는 차준환이 2025년 세계선수권에서 7위를 기록함에 따라, 1+1장의 올림픽 진출권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두 번째 출전자 결정은 추가 예선에 달려 있는 만큼, 김현겸의 연기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김현겸은 7월 국내 파견 선발전에서 정상을 밟으며 대표 자격을 획득했다. 20일 쇼트프로그램, 21일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상위 5위 이내 입상 시 한국 남자 피겨는 두 장의 올림픽 티켓을 확보하게 된다. 수치와 성적, 순위의 압박이 그의 스케이팅 뒤를 따르고 있다.
다만 다음 단계를 향한 관문은 또 있다. 만약 올림픽 출전권이 추가 확보된다 하더라도, 실제 본선 무대에 설 선수는 대한민국 올림픽 선발전을 통해 확정된다. 당장 이번 대회에는 한국 여자 싱글과 아이스댄스, 페어 부문 출전자는 없지만, 이미 세계선수권을 통해 여자 싱글은 두 장, 아이스댄스 한 장의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이번 베이징 무대에는 북한과 러시아 출신 선수들의 출전도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북한은 남자 싱글 로영명, 페어의 렴대옥-한금철 조가 예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페어의 렴대옥-한금철 조는 지난해 하얼빈 아시안게임 은메달의 여운 속에 8년 만의 올림픽 복귀를 노린다. 러시아는 아델리아 페트로시안(여자 싱글), 페트르 굼메니크(남자 싱글)를 AIN(개인중립선수) 자격으로 파견하는데, 페트로시안은 최근 러시아 챔피언십 최종전에서 262.92점을 기록해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주요 강국의 피겨 전통도 묵직하게 이번 대회에 드리워져 있다. 러시아는 2014년 소치부터 2022년 베이징까지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에서 연속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저력이 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2022년 3월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대회 출전이 제한됐지만, 국제빙상경기연맹이 지난해 말 개인중립선수 자격을 허용하며 다시 빙판에 나서게 됐다.
김현겸이 값진 출전권을 획득한다면, 한국 남자 피겨는 2026 올림픽 무대에 두 명의 선수를 선보일 수 있게 된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곧바로 국내 선발전을 개최해 최종 올림픽 대표를 가려낼 예정이다.
빙판 위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꿈, 점수판의 숫자 너머에는 세계 무대를 향한 파랗고 깊은 소망이 흐르고 있다. 관중의 박수와 기대가 조용히 그들의 어깨를 감싼다. 김현겸과 한국 피겨 대표팀의 분투 기록은 9월 18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피겨스케이팅 올림픽 추가 예선전을 통해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