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특검·악마 프레임”...여야, 이틀째 청문회 정면 충돌 속 보고서 채택 불투명

재산과 학위 자료 제출 문제로 불거진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5일에도 여야의 격론 속에 파행 국면으로 치달았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자료 제출과 현장 해명을 놓고 정면으로 맞섰으며, 청문보고서 채택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국회에서는 김민석 후보자의 재산 형성과 중국 칭화대 석사 학위 취득 과정, 각종 자료 제출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됐다. 국민의힘 간사 배준영 의원은 “이대로는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며 김 후보자가 전날 동의한 자료 역시 제출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처가의 생활비 지원 증여세, 불법정치자금 추징금 납부 내역, 사인 간 채무 관련 대출 및 상환 내역 등 추가 자료 제출을 강하게 요구하며, “모든 자료가 제출되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또한 “어제 제출하겠다고 한 대출·상환 내역을 오늘은 또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출판기념회 개최 당시 유관 기관·단체로부터 찬조금 수수 여부를 놓고는 “이제는 수사의 영역”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김민석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가 필요하다”고 특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김민석 후보자는 자료 제출 절차에 대해 “이미 법무부에 출입국 기록 제공을 동의했다”고 밝혔다. 대출·상환 내역과 관련해서는 “사적 채권·채무에 따른 당사자 간 합의 및 구두 약정에 따라 이자 상환이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출판기념회 건에 대해선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국민의힘 측을 향해 “공적 지위를 활용한 불법 자금 수수로 몰아가며 ‘악마 프레임’까지 씌운다”며 “후보자는 충분히 소명했다”고 반박했다. 김민석 후보자와 여당 소속 의원들은 오히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6억원 장롱’ 발언을 문제 삼아 사과를 요구하며 맞공세에 나섰다. 전용기 의원은 “근거 없는 프레임으로 김민석 후보자를 매도했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 역시 “청문위원의 대외 발언이 국민에 오해를 줬다. 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는 오전 10시 시작해 오후 4시 30분 정회됐지만, 자료 제출을 둘러싼 위원장 및 여야 간사 간 협의가 길어지며 이후 속개가 계속 지연됐다. 국민의힘 이종배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은 회의 재개 방침을 밝혔으나, 오후 6시까지도 정상화되지 못하는 등 파행 위기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김민석 후보자가 자료 요구에 불응하면 “청문회 보이콧”으로 간주하겠다며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다.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을 앞두고 여야는 각자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인사청문회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김 후보자 임명 절차가 더뎌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는 여야 간 대치가 장기화될 경우 다음 회기에서 보고서 채택과 임명동의안 처리를 본격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