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여성 수장 시대”…코번트리, IOC 위원장 취임→글로벌 올림픽 리더십 시선집중
잔잔한 기대와 뜨거운 환호가 교차하는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 하우스에는 새로운 역사의 첫 발자국이 찍혔다. 커스티 코번트리는 환한 미소로 취임식 연단에 올랐고, “희망의 빛이 되겠다”는 메시지는 길었던 여정과 책임의 무게를 함께 담았다. 스스로를 믿고 바꿔낸 도전의 시간 위에서 팬들은 기립박수로 응원을 보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23일, 사상 첫 여성, 아프리카 출신 위원장의 공식 임기를 알렸다. 3월 20일 그리스에서 열린 제144차 IOC 총회, 1차 투표 만에 49표를 얻어 압도적으로 당선된 코번트리는 전체 97명 위원 중 과반의 지지를 받았다. 세계 수영계의 전설이자 짐바브웨 최초, 그리고 여성 지도자의 이름으로도 새로운 이정표를 새긴 순간이었다.

코번트리 신임 위원장은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포함해 7개의 메달을 목에 건 스포츠 스타다. 이날 취임식은 행운의 상징이 된 ‘올림픽 하우스 열쇠’가 전임 토마스 바흐 전 위원장으로부터 전달되는 상징적 의미로 무게를 더했다. 그는 “올림픽 운동이 수많은 이의 삶을 바꿔 왔다. 세상이 분열된 지금, 희망의 빛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최근 맞닥뜨린 정치적 과제와 재정 문제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더 복잡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코번트리 위원장은 “올림픽의 미래를 위한 긴 호흡의 개혁과 통합”을 화두로 내걸고, 여성·아프리카 대표성 강화, 스포츠 다양성 확대를 약속했다. 바흐 전 위원장은 금장 훈장을 수여받으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쳤다. 새로운 IOC 수장은 미래를 향한 도전을 이끌 것”이라고 치하했다.
이제 코번트리 체제는 다가올 파리 올림픽과 그 뒤를 잇는 2028년 올림픽 준비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세계 스포츠계의 시선은 여성 리더십, 지구촌 화합이라는 올림픽 본연의 가치에 다시금 모이고 있다.
하루를 채우는 손길, 묵직한 걸음, 설렘을 안고 만들어가는 변화의 시간. 스포츠 현장을 이끄는 사람도, 그 곁에 서 있는 팬도 오늘은 조금 더 새로운 미래를 꿈꾸게 된다. 커스티 코번트리 위원장이 이끄는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첫걸음은, 2025년 6월 23일 아침 로잔에서 조용히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