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는 투기 토큰 아니다”…리플, 결제 인프라 확장으로 ‘이용 기반 자산’ 부각 전망
현지시각 기준 2025년 11월 19일, 암호화폐 시장에서 리플(XRP)을 둘러싼 장기 가치 논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단기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암호화폐 매체 뉴스BTC는 분석가 버산 알자라(Verasn Aljarrah)의 견해를 인용해 XRP의 본질에 대한 오해가 가격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XRP를 단순 투기성 자산으로 볼 것인지, 결제 인프라 핵심 토큰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평가가 크게 달라지는 구도가 부각되는 양상이다.
보도에 따르면 알자라는 최근 몇 달간 이어진 XRP 가격 조정과 시가총액 급락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 상당 부분이 XRP의 설계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XRP를 전형적인 레버리지·투심 기반 자산으로 간주하면 하락세가 비정상적 조정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애초 XRP가 그런 구조를 전제로 만들어진 토큰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알자라는 XRP가 부채 정산을 지원하고 국경 간 유동성 경로를 개선하기 위해 설계된 결제 자산(settlement asset)이라며, 단기 가격 등락은 구조적 가치 축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XRP 시가총액 흐름도 이런 논쟁에 불을 붙였다. XRP는 한때 2,100억달러를 넘던 시가총액이 약 1,290억달러 수준까지 줄어들며 눈에 띄는 조정을 겪었다. 뉴스BTC는 이 같은 하락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코인과 함께 진행된 시장 전반의 조정 국면 일부라고 평가했다. ETF 기대감 소멸과 재부각, 대규모 청산, 단기 매매 심리 변화가 겹치면서 전체 암호화폐 시장이 흔들렸고, XRP 역시 예외 없이 변동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알자라는 “단기 변동성은 시장 센티먼트에 민감한 자산군의 일반적 특성”이라면서도, 이를 XRP의 구조적 실패 신호로 연결하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한편 XRP 발행사인 리플(Ripple)은 가격 논란과 별개로 지난 몇 년간 공격적인 인수와 제휴를 통해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리플은 약 40억달러를 투입해 글로벌 기관 고객 네트워크와 인프라 고도화에 나섰다. 결제 및 금융 인프라 영역에서 히든로드를 12억5천만달러에 인수했고,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유동성 플랫폼 레일을 2억달러에 매입했다. 2025년 9월에는 국경 간 결제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핀테크 기업 튠즈(Tnuz)와의 협력 범위를 확대하며 실제 결제 처리량과 파트너 기반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XRP를 가격 투기 수단이 아닌 결제 인프라 핵심 토큰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 변화 신호로 해석된다.
ETF 시장에서도 XRP 관련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캐너리캐피털이 2025년 11월 13일 선보인 스폿 XRP ETF는 출시 이후 현재까지 2억6천8백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끌어 모으며 올해 암호화폐 ETF 가운데 가장 큰 데뷔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관과 개인 투자자가 규제된 금융 상품을 통해 XRP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뉴스BTC에 따르면 미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템플턴이 준비 중인 EZRP를 포함해 현지시각 기준 11월 18일이 시작되는 주에 추가 스폿 XRP ETF 네 종이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이들 상품에 최대 12억달러가량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자본시장 행보는 XRP의 거래 특성이 아직까지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과 함께 시장 전반과 높은 동조화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국경 간 결제 인프라에 결합된 용도 기반 자산으로 재평가될 여지를 시사한다. 단기 가격은 ETF 승인·출시 이슈, 규제 뉴스, 파생상품 청산 이벤트에 크게 흔들리지만, 인수·제휴 확대와 결제 네트워크 실사용 증가, ETF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이 겹치면 기존 투기적 암호자산과 다른 경로를 그릴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단기 시장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암호화폐 사이클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점도 확인되고 있다. ETF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고,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이 이어지며 XRP 가격이 급등락하는 상황에서 XRP가 전체 시장 변동성과 완전히 분리된 독자적 가격 궤적을 그리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 수익률 관점에서는 다른 주요 코인과 함께 흔들리는 약세 자산으로 보이지만, 용도와 네트워크 관점에서는 결제 인프라 확장을 통해 내재 가치를 쌓아가는 초기 단계라는 분석이 엇갈리는 이유다.
XRP를 둘러싼 해석 차이는 투자자와 업계의 대응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기 매매자와 일부 개인 투자자는 가격 성과 부진을 근거로 프로젝트의 매력을 의심하는 반면, 결제 네트워크와 금융 인프라에 주목하는 장기 투자자와 기관은 인프라 확장 속도를 가치 평가의 핵심 지표로 삼는 분위기다. 알자라는 “XRP의 가격만 보고 프로젝트의 성패를 단정하기보다는 실제 결제 건수, 파트너 수, 인수 후 시너지 같은 지표를 동시에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XRP 재평가 가능성은 몇 가지 요인에 의해 갈릴 전망이다. 우선 추가 스폿 ETF 상장 속도와 자금 유입 규모가 기관 수요의 강도를 보여줄 중요한 신호로 꼽힌다. 여기에 리플이 추진하는 국경 간 결제 인프라 확장 성과, 인수 기업 통합의 효율성, 규제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맞물릴 경우 XRP의 중장기 가치 인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뒤따른다. 국제사회와 주요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와 토큰화 자산을 어떻게 분류·관리할지에 따라 XRP의 전략적 위치가 재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XRP가 투기성 암호자산과 결제 인프라 토큰 사이 어느 지점에 안착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디지털 결제 시장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추가 ETF 상장과 실사용 확대가 실제 가치로 연결될지, 아니면 단기 가격 변동에 묻힐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XRP 재평가 논의가 향후 디지털 자산 규제와 활용 모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