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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이어진 마음”…KBS·NHK, 한일 60년 서사 속 국경 넘어선 언어의 울림→새로운 공감의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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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이어진 마음”…KBS·NHK, 한일 60년 서사 속 국경 넘어선 언어의 울림→새로운 공감의 이정표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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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목소리로 열리는 라디오의 서문은 언뜻 가볍게 들릴 수 있지만, 그 아래에는 한일 양국이 오랜 시간 쌓아온 문학의 대화가 깊숙이 스며 있다. KBS 월드라디오 일본어방송과 NHK 월드재팬 한국어방송이 함께 기획한 라디오 특집 ‘문학으로 이어진 마음’은, 한일수교 60주년이라는 숫자를 넘어 진심 어린 관계의 본질을 천천히 탁 트인 풍경처럼 그려냈다. 시와 소설, 고전과 현대를 오가며 언어를 넘나드는 이 여정 속에서 각국의 청취자들은 익숙하지 않은 나라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또 하나의 감정을 배웠다.

 

특집 1부에는 임경선 작가가 직접 경험한 1990년대 일본 현대문학의 한국 유입과 그 파장을 짚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계에서 건너온 질문은, 언어가 서로 다를지라도 결국 마음을 흔드는 힘이 닿아 있음을 시사한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정수윤 작가의 해설과 함께 나쓰메 소세키와 다자이 오사무 같은 고전 문학의 오늘을 되짚으며, 번역과 해석이 만들어내는 감정의 결을 정교하게 들여다봤다. 타국의 삶을 상상하게 하는 문학의 힘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두 나라 사이에 단단히 머무른다.

“문학으로 이어진 마음”…문학으로 이어진 마음, 한일 관계 60년→언어를 통한 공감의 길 / KBS World Radio
“문학으로 이어진 마음”…문학으로 이어진 마음, 한일 관계 60년→언어를 통한 공감의 길 / KBS World Radio

3부에선 쿠온 출판사 김승복 대표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비롯한 한국문학을 일본 독자와 연결하며, 국경 너머의 공감과 위로의 순간들을 구체적으로 일궈냈다. 오랜 세월 이어진 문학 교류는 간극보다는 이해와 존중, 그리고 인간다움의 깊은 진실로 수렴됐다. 함께 읽고 듣는 목소리들은 각기 다른 시간을 공유하면서도, 한 줄의 문장에 온기를 담아내는 힘을 보여주었다.

 

이번 특집은 서울과 도쿄의 풍경과 감정, 양국의 시선이 교차하는 장면을 담아내며 청취자들로 하여금 오래된 관계에 새로운 빛을 덧입힌다. 라디오 고유의 따스한 여운은 물론, 유튜브 영상으로 생생하게 현장감도 전해진다. KBS에선 주파수 6.155MHz로 6월 12일부터 26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5시 10분에 만날 수 있고, NHK는 6월 15일부터 29일까지 일본의 청취자에 또 다른 해석의 여백을 건넨다. 방송은 한 달 동안 각 사 주파수와 온라인 특별페이지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잊히지 않는 목소리를 전한다.

 

문학은 때로 날카롭지만, 결국엔 서로를 향한 다정하고 단단한 다리가 된다. 1968년부터 이어진 KBS와 NHK의 오랜 협력과 대화는, 이번 특집을 통해 다시 새로운 내일을 꿈꾸게 했다. ‘문학으로 이어진 마음’은 서사와 언어, 그리고 공감의 힘이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가를 조용히 묻는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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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월드라디오#nhk월드재팬#문학으로이어진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