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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수선화, 산길엔 고요”…서산에서 찾는 시간 여행의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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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수선화, 산길엔 고요”…서산에서 찾는 시간 여행의 멋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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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산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번잡한 도심을 떠나 고즈넉한 풍경과 오래된 흔적을 따라 걷는 일은, 어느새 일상 속 소박한 사치가 됐다. 과거에는 특별한 목적지로 여겨졌지만, 지금 서산은 언제든 쉬어갈 수 있는 휴식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가야산 자락에 자리한 유기방가옥은 전통 한옥의 정취와 더불어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봄마다 황금빛으로 물드는 수선화 정원은 SNS에서 ‘인생 사진 명소’로 입소문을 탔고, 찾는 사람마다 산책로 끝마다 감탄을 남긴다. 개인 소유의 정성스러운 정원과 고택이 어우러져, 한적한 산책을 원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서산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서산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서산의 문화유적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늘었다. 해미읍성은 조선시대부터 전해오는 군사 요충지로, 웅장하게 쌓인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멀리 과거의 기억이 겹쳐진다. 실제로 가족 단위 방문자와 역사에 관심 많은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여유를 찾는다.

 

전통 건축과 역사 해설, 자연경관 체험까지 두루 갖춘 도시로서, 전문가들도 주목한다. 한 여행칼럼니스트는 “서산의 매력은 옛 것과 새 것이 한데 어우러진 독특한 온기와 리듬”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651년에 창건된 개심사는 대웅전과 명부전 같은 고건축물이 남아있고, 봄마다 겹벚꽃이 흐드러지는 풍경으로 유명하다. 고요한 산사길을 걷다 보면 새소리와 맑은 공기가 마음을 달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성곽길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봤다”, “개심사 돌계단을 오르내리니 마음이 풀린다”는 등, 사소하지만 확실한 휴식에 대한 찬사가 이어진다. 잠시 머무르기만 해도, 일상의 번잡함은 저만치 사라지는 듯한 기분을 전하는 사람들이 많다.

 

서산의 고즈넉한 한옥, 역사 깊은 성곽, 그리고 산사의 평화로움은 단지 여행지의 매력 그 이상을 보여준다. 일상에 지친 이들이 옛 정취와 자연스러운 숨결을 찾아 떠나는 이 흐름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마음이 머무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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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유기방가옥#해미읍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