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망간리치 배터리 혁신”…GM·LG에너지솔루션, NCM-LFP 사이 시장재편→비용·성능 동반상승
세계 전기차 산업의 판도가 또 한 번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 개발한 차세대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가 현 시장에서 주력 저가형으로 활용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 주행거리가 약 80킬로미터 증가하면서, 동급 생산비를 유지해 에너지 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배터리 산업이 LMR 대 LFP, 그리고 기존의 하이니켈 NCM 배터리 간 균형점 조율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LMR 기술은 새로운 시장 균형을 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GM 한국연구개발법인 유창근 차장에 따르면, 북미 EV 트럭 기준 LFP 방식 배터리 적용 시 약 350마일(563킬로미터)의 주행이 가능하지만, LMR 적용 시 동일 조건에서 400마일(644킬로미터)에 이른다고 분석됐다. 이는 기존 LFP 대비 주행거리가 81킬로미터 향상되는 수치다. LMR 배터리는 가격 부담의 주요 원인인 코발트와 니켈 사용량을 기존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의 1/5 이하로 낮추고, 저렴한 망간 함량을 60~70%까지 높여 생산비를 최소화함과 동시에 에너지 밀도를 기존 대비 33%가량 향상시켰다. 이에 따라 평균적인 LFP 가격에 NCM급 성능을 결합한 모델로 시장 내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LMR 배터리가 LFP의 경제성과 고성능 NCM의 기술적 우위를 동시에 아우르는 ‘성능-가격 밸런스’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M은 LMR 양극에 채택된 망간비중 확대가 주행거리와 생산 단가 간 최적 균형을 찾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또, LMR 배터리는 폐배터리 내 리튬 함량이 8%로 LFP 배터리 대비 4배 높은 수준이어서 향후 국내외 재활용 산업에서도 경제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법인 얼티어셀즈를 통한 LMR 각형 배터리셀의 상용화도 가속화된다. 양사는 2027년 말까지 시범 생산을 마치고, 2028년 상반기 대량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우선 쉐보레 실버라도 EV, 그리고 대형 전기 SUV 에스컬레이드 IQ에 해당 LMR 배터리가 적용된다.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 전지 상품기획 담당 양영제 팀장은 “600킬로미터 이상 주행, 8분 내 20~80% 급속충전, 3천회 이상 충전 내구 확보라는 목표로 기술 경쟁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LMR 기술을 통한 셀 생산비 절감 및 에너지 효율 증대가 대중 전기차는 물론 고성능 차량 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M 측은 “배터리 비용의 지속적 인하와 미래 내연기관차 수준의 EV 가격 실현이 글로벌 자동차산업 재편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