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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34 은메달 장면”…우상혁, 도쿄 세계 무대 재기→역대급 감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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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34 은메달 장면”…우상혁, 도쿄 세계 무대 재기→역대급 감동 예고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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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도쿄의 차가운 트랙 위에서, 우상혁이 다시 한번 높이뛰기의 역사를 썼다. 8월 부상으로 훈련조차 마음껏 소화하지 못했던 그는, 결선 무대에 오르자 긴장과 설렘을 안고 관중의 응원을 등에 업었다. 모두가 숨을 멈춘 순간, 우상혁은 2m34를 넘기며 포효했고, 세계선수권 은메달의 환희가 경기장에 번졌다.

 

이번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우상혁은 2m34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당일 완전치 않은 몸 상태였지만, 올림픽 챔피언 해미시 커와 치열하게 우승을 다투었다. 커가 2m36까지 연달아 넘는 동안, 우상혁은 자신의 장점인 스피드와 순발력으로 맞섰다. 올레 도로슈크, 얀 스테펠라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나란히 하며 기량을 증명했다.

“2m34 은메달 점프”…우상혁,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재기 성공 / 연합뉴스
“2m34 은메달 점프”…우상혁,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재기 성공 / 연합뉴스

특히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2m34를 넘고 하늘을 바라본 그의 환희였다. 이어진 2m38 도전은 실패로 끝났으나, 오랜만에 펼친 국제대회에서 우상혁의 끊임없는 도전과 최고 기록을 향한 의지는 더욱 뚜렷하게 빛났다. 시상식에선 동료들을 안아주며, 경쟁자와도 서로를 격려하는 따뜻한 모습을 보였다.

 

이 은메달은 우상혁에게 세계선수권 두 번째 값진 기록이다. 무엇보다 파리 올림픽에서 아쉽게 7위(2m27)로 마감했던 자신감의 상처를 스스로 극복하며, 부상 재활의 시간을 서사로 바꿨다. 우상혁은 “육상 인생의 마지막 퍼즐은 올림픽 메달”이라는 각오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김도균 감독과 5주 가까이 기술 훈련을 거의 소화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근성만으로 버팀목이 돼준 팀워크도 돋보였다.

 

우상혁은 이제, 2026 아시안게임(아이치·나고야), 2027 세계선수권(베이징), 2028 올림픽(로스앤젤레스)으로 이어질 여정을 다시 준비한다. “정말 할 수 있는 걸 다했다. 100점 이상”이라고 소회를 전한 우상혁의 도전은, 여전히 계속된다.

 

경기장의 마지막 불빛이 꺼지고, 우상혁이 남긴 여운은 팬들의 마음에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그의 비에 젖은 점프와 담담한 미소, 그리고 올림픽을 향한 간절한 다짐은 스포츠가 주는 위로와 감동 그 자체였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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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도쿄세계선수권#김도균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