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베이더 변신”…코디 폰세, 올스타전 무대 장악→개성 퍼포먼스 쏟아진 밤
길게 드리운 망토와 까만 헬멧, 다스베이더로 변신한 코디 폰세가 마운드에 오르자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는 한층 더 커진 환호로 들썩였다. 선수 각자의 이야기와 상상력이 경기장에 펼쳐진 올스타전은 어느 해보다 짙은 축제의 열기로 채워졌다. 기성의 틀을 넘어선 의상과 가족의 무대, 익살 가득한 퍼포먼스까지 오직 이날만 가능한 순간들이 이어졌다.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는 긴장감이 맴도는 오전, 영화 속 다스베이더 의상을 직접 준비해 팬들에게 또렷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평소에도 마인드컨트롤을 위해 스타워즈를 즐겨 본다고 밝힌 코디 폰세는 이날 마운드에서도 자신만의 세계관을 투영했다. 이어 류현진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은 뒤 투구폼과 좌완 송구까지 그대로 따라 하며 유쾌한 장면을 완성했다.

1회말 대전 출신 한화 문현빈은 '꿈돌이' 마스코트 복장으로 등장해 첫 타석부터 안타를 터트리며 고향팬의 환호를 끌어냈다. 문현빈은 1루로 힘차게 달려, 이어진 채은성의 적시타 때 홈까지 밟아내며 특유의 순수함으로 밝은 에너지를 보탰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와 류지혁은 가족을 무대로 초대해 의미를 더했다. 강민호는 세 자녀와 입장했으며, 막내는 직접 만든 현수막으로 박수를 받았다. 류지혁은 막내딸을 안아 올려, 애니메이션 라이온킹 장면을 아름답게 연출했다.
팀마다 개성 넘치는 이벤트는 계속됐다.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는 한복 차림으로 눈길을 끌었고, KIA 타이거즈의 박찬호와 성영탁은 각각 하츄핑과 트로트가수 영탁 분장으로 웃음을 전했다. LG 트윈스 박해민은 아들 이든과 함께 스파이더맨 스타일로 무대에 올랐으며, 박동원은 별명인 ‘동원 참치’를 활용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NC 다이노스 박건우와 박민우는 패트와 매티로 변신해 코믹한 콤비의 매력을 드러냈고, 두산 베어스 박치국은 복숭아 탈을 쓰고 마운드에 올라 이색적 장면을 보여줬다.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은 세일러문, kt wiz 안현민은 고릴라 탈을 착용해 앉은 채 타격을 시도하며 관중의 시선을 끌었다.
분장 없이도 박수를 받은 순간도 있다. SSG 랜더스 최정은 2회말 1-7로 팀이 밀린 상황에서 깜짝 투수 등판해 직구 3개로 키움 이주형을 1루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투구 구속은 121㎞까지 찍혔고, 올스타전 무대에서 또 하나의 기록으로 남았다. 최정은 이 장면 후 두 팔을 번쩍 들어 팬들과 기쁨을 나눴다.
2025 KBO 올스타전은 선수들의 독특한 분장, 가족의 참여, 기발한 무대가 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축제의 정점을 찍었다. 다채로운 볼거리와 더불어 현장 전체에 스며든 따스한 공기, 선수와 팬의 거리를 좁힌 이날의 기록은 스포츠 한가운데서 새로운 감동을 전했다.
하루의 막이 내린 야구장은 웃음과 여운이 가득했다. 홈런의 벡터와 가족의 미소, 기발함과 진심이 뒤섞인 풍경. 2025 KBO 올스타전은 각자의 색으로 물든 감동의 장면들을 기억으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