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돌풍, 위고비 넘었다”…비만 치료제 시장 재편 시동
비만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는 지난달 20일 국내에 출시된 이후, 단 일주일 만에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에서 처방 점검 건수 1만건을 넘어서며 그 파급력을 입증했다. DUR은 실제 처방 및 조제와는 달리, 의료인들이 약물 병용, 연령, 임신 등의 안전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으로, 출시 초기 처방 동향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이번 집계 결과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출시 첫날부터 1419건, 그리고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1만1566건의 DUR 점검을 기록했다. 이는 경쟁 제품인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가 지난해 10월 출시 후 한 달간 기록한 약 1만1368건을 앞지른 기록이다. 마운자로의 시장 진입 속도가 업계 평균을 상회한 셈이다.
마운자로는 주 1회 투여 방식의 GLP-1 및 GIP 이중 작용제로, 기존 단일 타깃 기반 비만 치료제보다 체중 감량 효과와 당뇨병 개선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지난 2022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이후 미국, 유럽 등지에서 본격 처방이 이뤄지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번 국내 출시 역시, 현행 비급여 품목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높은 환자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 품목인 위고비와 삭센다는 각각 한 가지 인크레틴 호르몬(Glucagon-like peptide-1, GLP-1) 기반 약물로, 국내 시장에서 월별 DUR 점검 건수가 1월 2만2051건, 2월 3만1512건, 3월 4만7597건, 4월 7만666건, 5월 8만8895건으로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에 반해 최근 출시된 마운자로가 단기간에 높은 점검 건수를 기록하며 업계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현상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새로운 기전의 약물 도입, 급여 여부에 따른 접근성 및 기존 제품과의 효능·부작용 비교 등 다층적 변수가 작동하는 결과로 해석된다. 북미·유럽 시장에서는 이미 처방 트렌드 변화가 시작됐으며, 국내 역시 향후 급여 적용과 관련한 정책 변화, 장기 처방 시 안전성 모니터링 체계 등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관련해 업계와 의료계에서는 신약인 마운자로의 부작용 사례에 대한 신중한 모니터링과 충분한 전문의 상담을 강조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마운자로 처방 건수가 출시 2주가 안 돼 위고비를 추월했다”며 “신약 특성상 임상 정보 축적과 안전 사용 가이드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계는 이번 신약 출시가 시장 구조에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향후 보험 적용 여부, 처방 가이드라인 마련 등이 비만 치료제 시장 성장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제도, 환자 안전 간 균형이 새로운 시장 질서를 좌우할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