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기·김영자 부부의 오랜 고택”…60년 정원→가족을 품은 시간의 숲→그 울림의 비밀
고택 안팎을 감싼 연둣빛의 비파나무와 짙푸른 소나무, 그리고 소담한 자두나무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마치 한 편의 그림처럼 따스하게 다가왔다. 김재기와 김영자 부부는 초암마을에 자리한 270년 된 집에서 60년이라는 시간을 오롯이 정원과 함께 견디어냈다. 집 안에 남아 있는 문인화와 서예, 아늑한 도자기들은 시간이 소리 없이 쌓인 미술관의 고요함을 선사했다.
정성스럽게 정원을 가꿔온 김재기와 김영자 두 사람의 손길은 뒷산의 4천여 그루 나무마다 세월의 흔적을 새겼다. 황량하던 뒷산 한 자락에 어린 시절 잃은 여동생과 일찍 떠나보낸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첫 나무를 심은 김재기, 곁에서 마음을 보태어 흙을 다지고 잡초를 뽑아내던 아내 김영자. 길고도 단단했던 이 부부의 세월이 4만 7천여㎡ 숲에 고요히 흔적을 남겼다.

집 구석구석에는 가족의 기억이 잔잔히 흘렀다. 오래된 물건 하나, 마당에 에워싼 듯 나무 한 그루, 돌담을 따라 난 오솔길 위 발자국마다 어머니와 여동생을 향한 그리움이 고요하게 묻어났다. 무엇보다 김재기가 그리움의 마음을 담아 “이 나무가 어머니 같아서, 매일 안아 본다”고 속삭이던 목소리엔 아득한 추억과 현재의 따뜻함이 동시에 스며들었다.
널찍한 사랑채와 조용한 정원이 어우러진 고택은 부부의 청춘과 이야기를 지금도 말없이 간직한다. 평온하게 비추는 햇살 아래, 세월은 집 안에도 정원 이파리에도, 곳곳의 도자기와 글씨에도 조용히 내려앉아 있었다. 가족을 향한 마음과 자연의 품 안에서 자란 숲은 위로의 감정으로 다시 피어나고 있다.
김재기, 김영자 부부의 시간을 따라가는 생방송 ‘오늘 아침’은 오래된 집과 숲이 품은 진한 울림, 그리고 세월이 새긴 가족의 인연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자연이 전하는 위로와 삶의 기록이 펼쳐질 이 이야기는 6월 26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MBC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