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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사이로 고즈넉한 정취”…함안의 늦여름, 사색과 휴식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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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사이로 고즈넉한 정취”…함안의 늦여름, 사색과 휴식의 풍경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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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함안의 늦여름 하늘에는 구름이 많다. 더위는 여전하지만, 남서풍이 더위를 식히고 있어 도시 밖 한적한 산책길을 걷고 싶은 이들이 몰린다. 예전엔 ‘멀고 소박한 고장’쯤으로 여겨졌던 함안. 그러나 이제는 조용한 일상과 자연의 정취, 가야의 역사가 한데 어우러진 ‘쉼’의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SNS에는 함안 무진정의 고요한 아침을 담은 인증샷과, 능가사의 고즈넉한 산사를 거닐며 ‘마음이 맑아진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은 입곡온그대로숲속물놀이장에서 시원한 암반수에 발을 담그며 아이들과 한가로운 한때를 보낸다고 했다. 단아한 기와와 연못이 조화를 이룬 무진정, 숲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능가사의 평온함, 맑은 공기와 자연을 품은 물놀이장까지—함안의 휴식은 일상의 리듬을 다르게 만든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함안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함안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올 들어 경상남도 내 느린 여행지와 전통 정자 방문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기능적 관광보다 정서적 휴식에 대한 수요가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엔 인파가 몰리는 유명 관광지가 인기였다면, 이제는 번잡함을 벗고 ‘나만의 조용한 시간’을 찾으려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현장에선 “무진정 연못가에서 책을 읽는 시간이 평소와 완전히 다르다”거나, “능가사 산사에선 그냥 숨 쉬는 것조차 새로운 기분”이라는 체험담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입곡온그대로숲속물놀이장을 찾은 가족들은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뛰노는 모습에 왠지 마음이 놓인다”고 표현했다. 온라인에는 “함안만의 고즈넉함, 한번쯤 느껴볼 만하다”는 댓글이 눈에 띈다. 그만큼 조용하고 안온한 분위기를 찾는 일상적 욕구가 커졌다는 걸 보여준다.

 

함안 여행은 단순한 휴가나 외출을 넘어, 점점 바빠지고 분주해진 일상에서 한 발짝 비켜서 ‘나만을 위한 쉼’의 의미를 찾게 한다. 고요하게 물결치는 연못, 숲의 공기, 사찰의 낮은 공기가 그 자체로 작은 위로가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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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무진정#능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