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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맥주 한잔의 여유”…허심청브로이 옥토버페스트의 복합 야외축제에 빠지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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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축제 분위기가 그리운 사람들 사이에서 야외 맥주페스티벌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외국인들의 대표적인 행사’로 여겨졌던 옥토버페스트가, 지금은 도심 속 가을밤의 일상이 되고 있다.

 

23일 오후 부산 호텔농심 야외마당과 비어가든에서 문을 연 제19회 허심청브로이 옥토버페스트. 슬로건 ‘DON’T WORRY BEER HAPPY’처럼, 맥주 한잔 들고 마음껏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채웠다. 개막 첫날부터 K-POP댄스와 트로트, 라이브 보컬, DJ 파티까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이어지며 현장은 웃음과 환호로 가득 찼다. 그만큼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같은 참여형 프로그램도 큰 인기. 참가자들은 잔을 번쩍 들고 경쟁에 몰두했고, 주변에서는 연신 응원과 환호가 쏟아졌다.

허심청브로이 옥토버페스트(출처=호텔 농심 홈페이지)
허심청브로이 옥토버페스트(출처=호텔 농심 홈페이지)

허심청브로이 자체 제조의 ‘필스’, ‘둔켈’, ‘바이젠’ 등 수제맥주도 분위기에 한몫했다. 각자 취향껏 맥주를 고르고, 호텔 셰프가 준비한 요리와 함께 테이블을 나눠먹으며 저마다의 가을밤을 만들어갔다. 통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옥토버페스트 현장엔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방문객, 중년 부부들까지 다양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축제를 찾은 김수현(34) 씨는 “여기선 누구나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맥주잔을 붙들고 있다. 진짜 가을이 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고백했다. 주최 측 관계자도 “따뜻한 야외 공간과 직접 만든 맥주, 그리고 음악이 결합된 순간에 사람들의 표정이 달라지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이쯤 돼야 부산이지”, “가을엔 이런 축제가 있어야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는 소감이 많았다. 누군가는 “모르는 이들과 함께 건배할 수 있는 밤, 이런 자유로움이야말로 축제의 본질”이라 표현했다.

 

한 해의 끝자락, 반복되는 일상에 선물처럼 내려앉은 옥토버페스트는 더는 특별한 이벤트만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가볍게 친구와 건배하는 저녁, 또 다른 이에겐 새로운 만남의 장소다. 축제 현장에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누리는 사람들이 가장 빛났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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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심청브로이#옥토버페스트#수제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