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350억 달러 협력 모멘텀”…이재명, UAE 국빈 일정 마무리하고 이집트로 이동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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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현장에서 경제와 안보 협력이 맞물리며 중동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중동 국빈 방문을 마치고 이집트로 향하면서 향후 대중동 구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박 3일간의 아랍에미리트 국빈 일정을 마친 뒤 19일 현지시간 아부다비를 출발해 이집트 카이로로 이동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7일 아부다비 왕립공항에 도착할 때와 마찬가지로 출국 시에도 전투기 호위 비행을 받는 등 최고 수준의 의전을 제공받았다.

UAE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그가 처음 찾은 중동 국가이자 첫 국빈 방문국이다. 이 대통령은 첫날 참배 성격의 현충원 방문과 그랜드모스크 방문, 동포간담회 일정을 소화하며 양국 관계의 상징성과 동포사회와의 연대를 부각했다.

 

둘째 날 이재명 대통령은 아부다비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은 확대 회담과 단독 회담을 합쳐 57분 동안 진행됐으며, 양 정상은 방산·에너지·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협력 고도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정상회담 계기에 양국은 모두 7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통령실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특별한 관심을 보인 방산 공동개발과 현지 생산 협력, UAE 내 대규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짓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 협약 등을 종합하면 350억 달러 규모의 경제 성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방산 협력과 디지털 인프라 투자가 동시에 확대될 경우 중장기 전략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의전 측면에서도 UAE의 극진한 예우가 부각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UAE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궁에 도착하자 공군 비행시범단의 에어쇼를 실시했으며, 저녁에는 세계 최고층 건물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외벽에 조명으로 태극기 형상을 연출했다. 양국 관계를 상징하는 장면들이 잇따르면서 전략 동반자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읽힌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기업인 행사도 이어졌다. 19일 오전에는 양국 경제인들이 참석한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인공지능, 에너지, 방위산업 분야 협력의 고도화를 제안하며 "세계 최강국으로 함께 성장할 모멘텀을 확보하자"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우리 기업의 중동 진출과 양국 공동 투자 확대를 위한 실질 논의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UAE 파병부대인 아크 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며 UAE 일정을 마무리했다. 파병부대 방문을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배치한 것은 안보 협력과 국군 사기 진작을 동시에 고려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다음 방문지는 이집트다. 이 대통령은 20일 카이로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식 오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양국은 외교 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은 올해를 계기로 교역과 문화 교류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카이로 대학교 연설을 통해 한국 정부의 대중동 구상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UAE에서 확보한 방산·AI 협력 모멘텀을 이집트와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장하는 전략과 함께, 에너지 안보와 인프라 협력 구상도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연쇄 중동 방문이 향후 수주 경쟁과 에너지·방산 외교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카이로 정상회담과 연설 결과를 토대로 대중동 외교 전략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으로, 향후 후속 협의와 고위급 교류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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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아랍에미리트#u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