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형 선고에도 묵묵한 표정”…안첼로티, 세금 누락 논란→실형 가능성은 희박
조용한 법정, 안첼로티의 표정에는 후회와 의연함이 교차했다. 수십 년 유럽 무대를 오르내리며 명장으로 불렸던 지도자에게 스페인 법원이 내린 징역형 판결은 낯선 풍경이었다. 초상권 수입 누락이라는 혐의가 드리운 그림자는 오랜 경력 앞에서도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스페인 마드리드 법원은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게 징역 1년과 38만6천유로, 한화 약 6억2천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문제가 된 시기는 2014년부터 2015년,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활동하던 기간이다. 당시 안첼로티는 구단에서 받은 기본 급여 이외 약 100만유로의 초상권 수입에 대해 세무서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검찰은 차명 회사를 활용한 수입 누락 정황을 포착해 징역 4년 9개월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2015년 안첼로티 감독의 스페인 체류 기록을 참작해 2014년에 한정해 유죄를 선고한 것이다.

스페인 법 제도는 초범이거나 2년 이하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실형 유예가 가능하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안첼로티 감독이 실제로 수감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판결 이후 유럽 현지에서는 초상권 등 고액 수입 계약에 대한 세무 관리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안첼로티 감독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다섯 차례 올랐으며, 유럽 주요 리그 우승을 석권하며 지도자로서 ‘명장’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레알 마드리드, AC 밀란 등 거함을 이끌었던 화려한 커리어와 달리, 이번 논란은 스포츠계를 넘어 사회 전체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반면, 최근 브라질 축구 대표팀 감독에 공식 부임한 그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팬과 선수단 모두 평정심을 유지하며 안첼로티를 응원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우승 트로피 뒤에 감춰진 그림자, 한 사람의 선택이 쌓아온 명예 위에 또 다른 화두를 남겼다. 안첼로티 감독의 행보와 책임, 그리고 그가 쌓아온 기록들은 앞으로도 오랜 시간 축구계와 팬들에게 화제를 낳을 전망이다. 최종 판결로 이어진 법적 논란에도 그는 담담히 자신의 구단과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