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에도 계속된 설전”…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상대 비판 자제 촉구
한글날에도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다.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기리자던 취지와 달리 정치권은 한글과 소통의 가치를 두고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며 설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9일 서면브리핑에서 “한글은 소통의 문자다. 백성들이 자기 생각과 말을 배우기 쉬운 글자를 통해 마음껏 펼치길 바랐던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온전히 담겨 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어 “한글은 이제 전 세계와 소통하고 있다”며 “K팝과 K드라마에 이어 K푸드에 이르기까지 한류 열풍을 선도하는 첨병의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도 곁들였다. 김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의 K푸드 홍보에 가짜뉴스까지 만들어가며 깎아내리는 저급한 정치공세는 이제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이 원하는 K컬처의 힘과 자긍심을 높이는 일에 한 줌 힘이라도 보태시길 바란다”며 국민의힘에 공세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손범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세종대왕은 백성을 위해 한글을 만들었다. 한글은 전 세계에 대한민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대표 문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거친 말과 반말, 상대 비하까지 여당 정치인들의 언어는 이미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을 무색하게 한다”며 “전직 대통령을 ‘찌질한, 무식쟁이, 겁쟁이’라 비난하거나 야당 대표를 ‘똘마니’로 지칭하는 것 등은 스스로 품격을 저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손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정부와 여당의 겁박과 일방통행, 수준 낮은 막말과 비난에도 의연히 대처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민주당도 갈등의 언어가 아닌 존중의 언어를 사용하기를 바란다”며 대표 야당에도 언행 자제를 요구했다.
정치권의 설전은 한글날이라는 상징적 의미 속에서도 갈등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한편 여야는 한글을 통한 소통과 상생의 정신을 천명하면서도 상대 진영의 언어 사용과 정치 행보에 대해 비판을 멈추지 않아, 당분간 상호 견제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