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이인 투타 격돌 홈런”…NC 맷 데이비슨, 롯데 맞상대 제압→시즌 15호로 기록 새겨
타석에 두 선수의 같은 이름이 울려 퍼질 때, 창원 NC파크의 공기는 눈에 띄게 묵직해졌다. 팬들마저 호기심과 긴장 사이에서 숨을 죽인 순간, 맷 데이비슨의 방망이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겼다. 홈런 아치가 그리는 곡선을 바라보며, 모두가 이 특별한 장면을 또렷이 기억했다.
2024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맞대결에서 맷 데이비슨은 자신의 이름을 증명하는 홈런으로 야구장을 달궜다. 팀이 1-2로 뒤진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롯데 선발 터커 데이비슨과의 동명이인 대결은 단숨에 경기를 압도했다.

맷 데이비슨은 터커 데이비슨이 고심 끝에 던진 시속 141㎞짜리 커터를 정확히 받아냈다. 공은 정중앙을 가르며 중월로 뻗어갔고, 130m를 훌쩍 넘는 대형 솔로 홈런이 그대로 기록됐다. 시즌 15호 홈런이자, KBO리그 홈런 부문 공동 3위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동명이인 선수끼리의 맞대결 홈런은 KBO리그에서 극히 드문 기록이다. 이번 장면은 리그 역사상 세 번째이며, 외국인 선수 맞대결 홈런은 최초라는 데 의미가 컸다. 앞서 2011년 삼성 이영욱과 SK 이영욱, 2018년 삼성 김상수와 넥센 김상수 맞대결이 기억되는 상황에서, 맷 데이비슨의 홈런은 KBO 기록사에 독특하게 남게 됐다.
경기 후 맷 데이비슨은 “동명이인 투수와 맞선다는 점이 색다른 경험이었다. 홈런까지 기록하게 돼 더 의미 있었다. 시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즐겁다”며 소감을 밝혔다. 홈런 경쟁에서도 선두 르윈 디아즈와는 12개의 차이를 보이며 추격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장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팬들은 두 데이비슨의 이름을 연호하며 신기록 달성 순간마다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SNS에서도 ‘데이비슨 vs 데이비슨’ 명장면이 실시간 화제를 이루며, 2024 KBO리그의 이색적인 추억이 더해지고 있다.
이날 7회초 현재 NC 다이노스가 3-2로 롯데를 앞서고 있다. 중위권 순위싸움에 불씨가 붙은 가운데, 남은 시즌에도 치열한 홈런 경쟁과 팀 간 대결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