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집중한 재무 전략 취약”…에버노스, 리플 투자 손실에 업계 불안 확산
현지시각 8일, 미국(USA) 디지털 자산 재무기업 에버노스(Evernorth)가 리플(XRP) 투자에서 약 7,800만 달러의 평가손실을 기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번 사태는 한 달 이상 이어진 주요 코인 약세장 속에서 알트코인에 무게를 둔 기업들이 직면한 구조적 위험을 집중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에버노스가 대규모로 XRP를 신규 매입한 직후 급락장이 펼쳐지면서 손실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콴트(CryptoQuant)는 “시장의 하락 국면을 정확히 피하지 못한 진입이 손실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자산 재무기업(Digital Asset Treasury, DAT)을 표방하는 회사들은 기업 자산 일부를 가상자산에 배분하는 재무 전략을 구사하지만, 에버노스 사례처럼 알트코인 집중 포트폴리오는 급격한 시가 변동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는 취약점이 드러났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에 주력하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주가가 26% 넘게 떨어졌으나, 여전히 평균 매입단가에서 벗어나지 않아 안정적인 평가이익 구간을 지켰다. 반면, 이더리움에 투자한 비트마인(BitMine)은 총 21억 달러에 이르는 평가손실을 기록, 최근 공격적 매수가 기업가치 하락을 오히려 확대하는 결과를 낳았다. 전문가들은 “현금흐름이 다변화되지 않는 DAT 기업일수록 이번 조정의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손실 충격은 주가와 가상자산 가치 사이의 연동성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브리드캐피털(Breed Capital)는 “비트코인 중심 전략은 그나마 시장 유동성과 제도권 진입 기회 덕에 완충 여력이 있으나, 알트코인 중심 기업은 거래량 저하와 불확실한 규제에 이중으로 노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코인데스크 등 국제 경제매체들은 “DAT 사업모델의 취약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평가하며, “1990년대 닷컴 버블과 유사한 투기적 양상이 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DAT 기업들은 알트코인 의존도를 낮추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보강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진다. 투자 심리에 따라 자산가치가 출렁이는 불안정한 시장 특성상, 전문가들은 “단기 반등 기대에 의존한 투자로 인한 대규모 손실이 반복될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분산 전략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에버노스 사태가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조정의 출발점이 될지 국제 재무업계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