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액 7천500억원”…골프용품, 일본 무역적자 지속→내림세 뚜렷
골프장의 푸른 잔디와 화려한 장비의 행진마저 한풀 꺾인 듯, 지난해 골프용품 시장은 조용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한때 광풍이 불던 수입 골프용품 시장에도 찬바람이 스며들었고, 수치로 드러난 변화에 업계의 시선이 모였다. 적자의 흐름은 잦아들지 않았으나 체감 경기의 냉기가 시장의 온도마저 낮추는 듯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골프용품 수입액은 5억5천773만달러로 집계됐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7천566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는 2년 전 8억7천700만달러 최고치에 비해 두드러진 감소로, 2023년과 비교해도 23.4% 줄어든 수치다. 성장세에 브레이크가 걸린 배경에는 경기 침체와 함께 20·30대를 중심으로 한 골프 인구 감소, 재고 부담이 자라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더해졌다.

수출 역시 주춤했다. 지난해 골프용품 수출액은 1억3천782만달러로 전년보다 0.4% 감소했다.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꺾이면서 업계 전반에 무거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무역수지에서는 적자 폭이 여전히 컸다. 지난해 국내 골프용품 무역적자액은 4억1천991만달러로, 일본이 수입 대상국 1위에 올랐다. 일본산 골프용품 수입액은 2억1천442만달러에 달해 일본과의 무역 적자만 1억9천17만달러, 2천5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 적자 역시 1년 전보다 37.2% 줄며 다소 완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하락세는 뚜렷했다. 1~4월 무역적자액은 1억4천969만달러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24.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출과 수입의 격차는 여전히 크고, 시장 분위기는 쉽사리 반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변화의 갈림길에 선 골프용품 시장에는 과거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풍경이 재현될지, 업계 전반의 관망이 이어졌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수입액 감소에 따라 국내 시장이 2019년 이전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며, “외화 절감과 골프 인구의 부담 경감을 위해 정부 차원의 골프용품 국산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점점 늘어나는 선수와 팬들, 그리고 업계 종사자들은 지난 호황의 기억과 새로운 도전 사이에서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움츠린 경기 속에서도 또다시 서서히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조용하게 시장을 관통하는 바람처럼, 골프용품 시장의 새로운 도전은 스스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시간이다. 이번 통계 내용을 담은 ‘레저백서 2025’는 변화의 기록을 담아준다. 스포츠의 진면목은 항상 변화와 적응에 있다. 이 기록의 여운은 골프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 오래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