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요안나 유서 속 침묵의 고백”…MBC, 1년 만에 쏟아진 진상공개 촉구 여론→내부 변화 이목 집중
고요하게 비 내리던 하루, 오요안나의 이름이 다시 세상에 울렸다. ‘사랑한다’는 마지막 말로 남긴 유서와 함께 떠난 오요안나, 그녀의 1주기는 각기 다른 감정의 파문을 남겼다. 아직도 진실을 묻는 목소리와 유족의 길고 긴 눈물이 MBC의 문 앞에 깊게 머문 것이다.
고 오요안나가 떠난 그 이후, 유족은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들, 그리고 직장 내 괴롭힘을 방조한 조직 문화를 연이어 비판했다. MBC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함께, 장례식장에 조문조차 하지 않은 이들의 얼굴이 세간의 분노를 키웠다. 오요안나는 17장에 달하는 유서로 자신의 아픔을 기록했으나, 오랜 침묵이 회사 내부에 맴돌았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오요안나의 죽음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고, 고용노동부 역시 3개월간 특별근로감독을 벌였다. 오요안나를 근로자로 인정하진 않았지만,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판단은 남았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와의 계약 해지, 그리고 유족과의 민사소송 등 법적 분쟁은 남은 대학살의 여운처럼 이어질 뿐이었다.
1주기를 앞두고 유족은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비정규직 프리랜서 전수조사 등 단호한 요구로 다시 한 번 단상 위에 섰다. 이에 MBC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신설해 정규직 전환과 공개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MBC는 진상조사위원회 결과에 대해 “민사소송 당사자 간 동의가 이뤄질 경우 공개할 예정”이라며 세간의 뜨거운 관심 속에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공개 여부를 두고 유족의 바람과 MBC의 방침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방송계에 드리운 비정규직 차별과 직장 내 괴롭힘 이슈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故 오요안나의 1주기를 기점으로, 달라진 변화의 바람과 더 깊어진 논란은 여전히 차가운 질문만 가득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