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런포 작렬”…구자욱 결승 아치→삼성, KIA 꺾고 원정승
처음부터 분위기는 뜨거웠다. 구자욱의 묵직한 배트 스윙 한 번에 삼성이 경기를 주도했다. 그 한 방이 마지막까지 승리의 흐름을 지켰다.
삼성 라이온즈는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에 2-1로 승리했다. 1회초부터 공격의 색채가 짙었다. 양도근이 볼넷으로 나서자마자 구자욱이 윤영철의 슬라이더를 제대로 밀어 우월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시즌 11호 홈런이자 지난 6일 NC전 이후 6일 만에 나온 아치였다.

KIA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4회말, 한준수와 김규성의 연속 안타로 기회를 잡은 KIA는 김호령의 좌중간 적시타로 점수 차를 좁혔다. 하지만 추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2사 만루에서 박찬호가 아쉽게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승부의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경기 후반부에는 투수전이 펼쳐졌다. 삼성 선발 이승현은 5이닝 8피안타 1실점을 기록해 시즌 3승에 성공했다. 마운드 뒤를 든든하게 지킨 건 김태훈이었다. 6회말 2사 1루에서 소방수처럼 마운드에 오른 김태훈은 1⅓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6회 2사 1, 3루 위기에서 박찬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7회에도 KIA의 중심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이날로 김태훈은 6시즌 연속 두 자릿수(10개) 홀드 기록을 달성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이던 2020년 첫 두 자릿수 홀드에 성공한 뒤 줄곧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다. KBO리그에서는 삼성의 권혁 이후 두 번째로 6시즌 연속이라는 진귀한 기록 앞에 섰다. 만약 다음 시즌에도 두 자릿수 홀드에 성공한다면 역대 최초 7시즌 대기록이라는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될 전망이다.
반면 KIA는 11개의 안타와 10개의 잔루로 공격 흐름을 살리지 못했다. 단번에 몰아치는 찬스에서 침묵이 이어지면서 점점 분위기가 삼성을 향해 쏠렸다. 올 시즌 순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아쉬움만 남겼다.
삼성은 이날 원정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겨 한층 도약의 발판을 놓았다. 김태훈의 노련한 불펜 리더십, 구자욱의 결정적인 홈런이 남은 시즌 희망의 불씨로 남았다. 팬들의 환호와 현장의 박수 속에서, 선수들의 표정에는 또 다른 내일을 향한 다짐이 묻어났다. 삼성은 이어지는 NC와의 경기에서 또 한 번 새로운 서사의 한 장을 써내려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