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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공격력 두 배로”…박셀바이오, 림프구 배양 특허로 치료제 개발 속도↑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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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에서 추출한 림프구를 특수하게 배양·활성화해 암세포 공격 능력을 크게 높이는 기술이 다발골수종 등 난치성 혈액암 치료 분야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항암면역치료제 기업 박셀바이오는 이러한 ‘골수침윤림프구(MIL)’의 배양·활성화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림프구를 특정 사이토카인(IL-2, IL-7, IL-15)과 항-CD3/CD28 항체에 14~21일 접촉시켜, 기존 대비 중심 기억 T세포(CD8+) 구성비를 대폭 높이고,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조절 T세포(Treg), 골수 유래 억제세포(MDSC) 비율을 현저히 낮추는 것이 주요 원리다. 암을 공격하는 능력의 지표로 꼽히는 CD107a 발현도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특히 박셀바이오는 이 배양기술에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 유전자(B세포 성숙화 항원·BCMA)를 추가 도입, 다발골수종을 특이적으로 타깃하는 세포치료제(BCMA CAR-MIL)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CAR-T 치료제는 혈액에서 추출한 림프구를 기반으로 하며, 종양 특이성이 떨어지고 암세포 변이에 대응이 어려워 재발 위험이 높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이에 비해 박셀바이오의 CAR-MIL은 골수에서 직접 채취해 중심기억 기능이 높은 림프구를 활용해, 암세포의 다양한 표적을 기억하고 골수로 회귀하는 성질이 부여된 점이 기술적 차별성이다.  

다발골수종은 희귀 난치성 혈액암으로, 약물 내성 및 재발이 빈번해 기존 항암제 및 CAR-T 치료제의 한계가 뚜렷하다. 이번 기술은 다발골수종 환자 맞춤형 세포 치료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어, 환자 생존 기간 연장과 재발률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박셀바이오의 신기술이 미국 등 해외의 BCMA CAR-T와 차별화된 한국산 ‘세포치료제 신약’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놓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골수침윤림프구 기반의 CAR 치료제는 아직 세계적으로 상용화 사례가 없다. 박셀바이오의 BCMA CAR-MIL은 2024년 6월 국가신약개발과제로도 선정되며 국가적 의미도 더했다. 현재 일본 등지에 등록된 특허 2건을 포함, 박셀바이오는 총 14건의 특허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국내외 세포치료제 시장 진입에는 식약처 허가, 신약 임상절차 등 높은 진입장벽과 규제 요건이 상존한다. 기존 면역세포치료제 대비 장기 추적 관찰, 유전자가공 세포의 안전성 검증 등도 필수다. 전문가들은 골수 유래 중심기억 림프구(CD8+) 세포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CAR 치료제 연구가 백혈병, 골수이식 등 난치암 치료 전반으로 확장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박셀바이오의 핵심 기술이 국내외 시장에서 실질적인 세포치료 신약 경쟁을 주도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치료제 혁신의 속도와 함께, 규제와 윤리가 균형을 이루는 산업 발전의 전기가 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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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셀바이오#골수침윤림프구#bc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