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파로스아이바이오 15% 급등…WHO INN 등재·AI신약 모멘텀에 테마성 랠리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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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스아이바이오 주가가 WHO 국제일반명(INN) 등재와 AI 기반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 기대가 맞물리며 11월 들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간 주가와 거래량이 동시에 뛰어오르면서 개인 투자자 중심의 테마성 랠리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WHO INN 등재와 글로벌 임상 진전이 주요 촉매로 작용하는 가운데, 향후 기술이전(L/O) 성사 여부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한층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월 19일 장중 기준 파로스아이바이오 주가는 6,870원을 기록해 전일 대비 15.08% 상승했다. 장중 한때는 상한가인 7,760원까지 치솟으며 고점 대비 변동 폭을 크게 키웠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는 4,600원대 저점에서 7,000원대 후반까지 넓은 레인지를 오갔고, 장중 기준으로는 4,630원과 7,760원이 각각 하단과 상단을 형성하고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주가 흐름을 구간별로 보면, 10월 20일 종가 5,520원 수준에서 시작한 한 달 사이 11월 19일 종가 기준 7,100원대로 약 30% 가까운 레벨업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종가는 대체로 4,700원대에서 7,000원대를 오가며 일별 변동성이 확대됐고, 상한가 기록과 함께 단기 데이트레이딩 수요가 대거 유입됐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10월 말 단기 바닥을 다진 뒤 5일선과 20일선을 연속 돌파하며 추세 전환 신호를 강화했다. 11월 중순 기준 20일선은 5,600원대, 60일선은 5,700원대 안팎에 위치해 있는데, 주가는 이들 이평선을 모두 상향 돌파한 상태다. 6개월 기준으로는 4,000원대 중반에서 7,000원대 초반 사이 박스권을 반복해 왔고, 같은 기간 수익률은 소폭 플러스 수준에 머물러 최근 한 달 급등이 장기 조정 국면에서 나온 바닥권 리바운드 성격에 가깝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거래량은 단기 수급 쏠림이 뚜렷하다. 최근 6개월 일평균 거래량이 약 22만 주였던 데 비해, 최근 한 달은 일평균 88만 주 안팎으로 약 4배 늘었다. 11월 19일 장중에는 530만 주를 넘는 거래가 몰리며 평소 대비 수십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AI 신약개발,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 등 복수 테마에 동시 편입된 가운데 이벤트성 재료가 겹치면서, 단기 테마 자금이 집중 유입되는 전형적인 고변동 바이오주 패턴으로 해석하고 있다.

 

수급 구성을 보면 이번 랠리는 개인 투자자 주도 성격이 강하다. 공개 수급 데이터에 따르면 11월 11일 외국인은 약 2만 주를 순매수했지만, 12일에는 약 7만 주 순매도로 돌아서는 등 짧은 단위의 회전 매매를 반복했다. 이후 13일과 17~18일에는 다시 수만 주 규모 순매수를 보였으나, 11일부터 18일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약 3만 주 내외 순매도로 집계됐다. 기관은 같은 기간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아 영향력이 제한적이며, 확대된 거래량과 호가 공백을 감안할 때 개인 투자자의 추격 매수와 단기 차익실현이 가격 변동을 주도하는 구조로 평가된다.

 

업종 내 위치를 보면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코스닥 바이오 섹터 소형주다. 시가총액은 약 800억~900억 원대로, 알테오젠 약 28조 원, 에이비엘바이오 약 9조 원, 코오롱티슈진, 펩트론 등 주요 바이오주와 비교해 규모가 작다. 19일 등락률 기준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약 15% 상승하는 동안 알테오젠은 마이너스 3%대, 코오롱티슈진은 마이너스 5%대 약세를 보여 같은 바이오 업종 내에서도 개별 재료에 따른 차별화가 두드러졌다. 외국인 지분율은 미미하거나 공시되지 않은 수준으로 추정되는 반면, 알테오젠 15%, 에이비엘바이오 12% 등과 대비돼 개인 비중이 높은 테마형 소형 바이오주의 전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닥 827위로, 시장 대표주와는 거리가 있는 고위험·고변동 종목군에 속한다.

 

재무와 밸류에이션에서는 성장 스토리와 실적 간 괴리가 크게 나타난다. 연간 매출액은 2020년 2억 원, 2021년 1억 원, 2022년 3억 원 수준에 그쳤고, 2024년 3분기를 포함한 최근 분기 실적에서는 매출이 0에 가까운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0년 마이너스 60억 원, 2021년 마이너스 84억 원, 2022년 마이너스 106억 원 등 적자가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으며, 2025년 3분기 기준으로도 약 마이너스 30억 원의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순이익 역시 마이너스 130억~마이너스 300억 원대 적자가 반복되고, 최근 분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마이너스 60% 안팎으로 자본잠식 부담이 가시화된 상태다.

 

다만 부채비율이 10% 미만, 당좌비율이 1,000%를 크게 상회하는 등 차입 부담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연구개발비와 인건비 위주의 비용 구조 속에서도 단기 재무건전성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매출이 미미한 임상 단계 바이오텍 특성과 맞물려, 재무 구조 안정성보다는 자본 확충 방식과 향후 유상증자 가능성이 투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밸류에이션 지표를 보면, 주당순이익(EPS)이 마이너스를 지속해 주가수익비율(PER)은 마이너스 9배 수준으로, 동종 업종 평균 마이너스 130배와 비교하면 손익 구조 악화 정도는 상대적으로 덜한 편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주당순자산(BPS) 대비 주가를 반영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6배 수준으로 추정돼 코오롱티슈진 약 5배를 웃도는 고평가 구간이다. 배당은 실시하지 않고 있어 배당수익률은 0%이며, 증권사 컨센서스와 목표주가가 제시되지 않아 기관 커버리지가 제한적이다. 시장에서는 파로스아이바이오 밸류에이션이 전통적 실적 지표가 아닌, 항암 파이프라인 가치와 향후 기술이전 가능성에 의해 거의 전적으로 결정되는 임상 단계 바이오텍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급등세를 이끈 직접적인 촉매는 AI 기반 항암 파이프라인과 WHO INN 등재 이슈다. 파로스아이바이오가 보유한 인공지능 신약개발 플랫폼 케미버스는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PHI-101, 재발성 난소암을 타깃으로 한 PHI-101-OC, 난치성 고형암 겨냥 PHI-501 등 복수 파이프라인 설계와 발굴에 활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PHI-101은 WHO로부터 국제일반명(INN) 라스모티닙으로 공식 등재됐다. 시장에서는 INN 등재를 통해 글로벌 상용화와 사업개발을 본격화할 수 있는 준비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린다.

 

라스모티닙은 글로벌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으며, 급성골수성백혈병 대상 글로벌 2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재발성 난소암 적응증에 대한 국내 임상 1상도 병행 중이라 적응증 확장 가능성이 부각된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점은 향후 기술이전과 상업화 협상에서 우호적 요인으로 거론된다.

 

10월 말에는 유럽 최대 바이오 파트너링 행사인 바이오 유럽 2025 참가 소식이 전해지며 초기 랠리에 탄력이 붙었다. 당시 시장에서는 회사가 글로벌 파트너링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PHI-101과 PHI-501 등 주요 항암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협상 가능성을 선반영했다. 4,600원대 저점 형성 직후 거래량이 단계적으로 증가했고, 11월 초에는 단기 이동평균선이 정배열을 이루며 기술적 우상향 추세가 강화됐다.

 

11월 4일에는 난치성 고형암 타깃 후보물질 PHI-501 임상 1상 연구자 모임 개최 소식이 알려지면서, 고형암 파이프라인 모멘텀이 부각됐다. 시장에서는 국내외 임상 확장과 후속 기술이전 논의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과정으로 해석했다. 이어 11월 6일에는 임상 진행과 AI 신약 상용화 선도 기대를 조명하는 이슈가 더해지며 주가와 거래량이 동반 급등했고, 외국인도 순매수로 전환되며 AI 신약 상용화 스토리에 베팅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11월 11일 전후에는 WHO INN 등재 재료가 재차 주목받으며 랠리가 정점을 향해 치솟았다. 개인 투자자 분석 자료와 금융투자 정보 채널에서는 라스모티닙 INN 등재와 함께 FDA·EMA 희귀의약품 지정, 글로벌 2상 진입 임박 등이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일부 글로벌 제약사가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더해지면서, 해당 거래일 주가는 30%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기록했고 거래대금은 단기간 100억 원을 상회했다. 결과적으로 WHO INN 등재와 기술이전 기대가 결합되며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 신약개발,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 관련주 가운데 핵심 모멘텀 보유 종목으로 부각됐다.

 

다만 11월 14일 발표된 3분기 실적은 랠리의 속도 조절 요인으로 작용했다. 매출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인 반면, 영업손실 약 29억 원, 순손실 18억 원이 이어지며 적자 구조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단기 고점 인식과 함께 마이너스 5% 안팎 조정을 받았고, 장중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10%를 웃도는 낙폭도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PER 마이너스, PBR 6배를 상회하는 고평가 구간이라는 점이 재부각되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테마 관점에서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 신약개발, 의료AI,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 관련주로 교차 분류된다. AI 기반 약물 설계 플랫폼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AI 플랫폼주 성격을 갖는 동시에, 급성골수성백혈병·난소암·난치성 고형암 등 중증·희귀질환을 타깃으로 해 항암 및 희귀질환 테마 수혜가 겹친다. 최근 한 달 동안에는 WHO INN 등재, 바이오 유럽 참가, 임상 1상 연구자 모임 등 글로벌 임상과 파트너링 재료에 대한 민감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의료AI·AI 신약개발 테마가 강세를 보일 때마다 동반 상승하는 패턴도 반복되고 있다.

 

동일 업종과 비교하면,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다. 강점으로는 낮은 부채비율과 높은 당좌비율을 기반으로 차입 부담 없이 연구개발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 WHO INN 등재까지 마친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글로벌 기술이전 논의가 현실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이 꼽힌다. 반면 매출이 사실상 전무한 가운데 ROE와 영업이익률이 깊은 마이너스 구간인 실적 기반 펀더멘털 취약성이 두드러지며, PBR 6배 수준의 고밸류 부담도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단기 주가가 임상 발표와 파트너링 뉴스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실제 기술이전 계약 체결과 상업화 수익 발생 여부가 밸류에이션 재조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한 달 기준 전망에서는 이벤트와 수급에 기반한 박스권 변동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중 기준 7,700원 안팎에서 강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만큼, 시장에서는 7,500~7,700원대를 단기 저항 구간, 직전 조정 구간이었던 6,000원 안팎을 1차 지지선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보수적 시나리오에서는 6,000원이 붕괴되고 5,500원선마저 이탈할 경우 4,600원대 직전 저점 재확인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반대로 6,000원대 지지가 유지되며 7,500~7,700원대를 거래량을 동반해 재돌파할 경우 AI 신약개발·의료AI 테마 강세와 맞물려 8,000원대 상단 레인지 테스트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러한 가격 시나리오는 향후 한 달 내 예정된 임상 데이터 업데이트와 파트너링·기술이전 공시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가격 레벨보다는 이벤트 일정과 수급 전환 신호를 우선 점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소형 바이오주의 특성상 호재성 뉴스에 따른 단기 급등 이후 되돌림 구간이 반복될 수 있어 레버리지 활용과 고점 추격 매수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테마 변동성에 따른 급격한 가격·거래량 변화를 주요 리스크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연구개발비와 인건비에 기반한 적자가 이어지는 구조로, 임상 결과 변화와 기술이전 협상 진척, 글로벌 금리 및 바이오 섹터 투자심리 변화에 따라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유상증자, 파이프라인 중단, 규제·심사 일정 지연 등 잠재 리스크도 상존한다. WHO INN 등재와 희귀의약품 지정은 상용화를 위한 필수 단계로 평가되지만 곧바로 안정적인 매출·이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국과 시장에서는 고위험·고변동 바이오주 투자 확대가 개인 투자자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향후에는 기술이전 계약 공시, 임상 단계 진척, 추가 자금 조달 계획 등 핵심 변수에 따라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며, 투자자들은 관련 공시와 공식 자료를 중심으로 정보를 선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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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스아이바이오#whoinn#ai신약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