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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선두 질주”…정태양, 파운더스컵 역전판 징조→첫 우승 도전장
스포츠

“연속 선두 질주”…정태양, 파운더스컵 역전판 징조→첫 우승 도전장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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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바닷바람이 여전한 영암 골프장. 갤러리들은 핀에 바짝 붙는 정태양의 날카로운 아이언 샷에 일제히 숨을 죽였다. 5언더파 67타로 2라운드를 마치며 중간 합계 14언더파 130타. 쌓여온 긴장과 희망이 이 순간 하나가 됐다. KPGA 투어 8년 차 정태양은 파운더스컵 이틀 연속 선두로, 결코 쉽지 않았던 정상 도전의 문을 스스로 열었다.

 

정태양은 9언더파 63타로 포문을 연 1라운드에 이어, 두 번째 경기에서도 흔들림 없는 경기 운영을 이어갔다. 초반 버디 행진, 중반의 침착한 파 세이브, 막판에는 결정적 샷감을 자랑했다. 특히 링크스 스타일 코스 특성상 변수가 많았던 오후 그룹에서, 드라이버의 낮은 탄도가 바람을 뚫고 페어웨이마다 정확히 꽂혔다.

“이틀 연속 선두 질주”…정태양, 파운더스컵 14언더파로 첫 우승 노린다 / 연합뉴스
“이틀 연속 선두 질주”…정태양, 파운더스컵 14언더파로 첫 우승 노린다 / 연합뉴스

2017년 투어 선발전 1위로 프로 무대에 선 이후 정태양에게 1, 2라운드 연속 단독 선두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최고 성적은 2022년 하나금융 인비테이셔널, 2023년 군산CC 오픈에서 기록했던 3위에 그쳤다. 올 시즌 역시 코오롱 한국오픈 14위가 최고였다. 그러나 이번 파운더스컵에서는 첫날 이글 1개, 버디 7개에 이어 2라운드에서도 버디 6개를 몰아치며 공격 본능을 마음껏 뽐냈다.

 

경기 직후 정태양은 샷의 정교함을 언급하며 "샷이 거의 빗나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필리핀에서 골프를 배우며 익숙해진 링크스 스타일 코스에서의 안정감이 비결로 꼽혔다. 그는 "우승이 간절하지만, 때가 오면 자연스럽게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며 한층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선두를 맹추격하는 경쟁자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1타 차 2위에는 2022년 신인왕 배용준이 이름을 올렸다. 배용준은 36홀 내내 보기 없이 7개의 버디를 잡아내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디펜딩 챔피언 고군택은 2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며 선두와 3타 차로 추격한다. 배용준은 "드라이버와 퍼트 모두 경쾌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3라운드부터는 정태양, 배용준, 고군택이 선두권에서 맞붙을 전망이다. 정태양은 "3, 4라운드에서도 실수를 줄이며 내 플레이만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바람이 더 거세질 예고 속, 흔들림 없는 집중력이 곧 우승 문턱의 열쇠임을 증명하려 한다.

 

갤러리의 숨결이 바람결에 실려 그라운드를 감싼다. 묵묵히 샷을 준비하며 기다림을 견뎌온 시간들. KPGA 투어 파운더스컵 3라운드는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하며, 정태양의 첫 우승 도전 역시 깊은 응원과 기대 속에서 이어진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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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양#파운더스컵#배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