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춤추는 축제장”…과학이 일상이 되는 순간, 안산사이언스밸리 과학축제 현장
요즘은 과학축제를 찾는 가족과 친구들의 인증 사진이 SNS에서 심심찮게 보인다. 예전에는 교과서나 박물관 속에 머물던 과학이 이제는 일상 가까이 다가와, 직접 만지고 즐기는 놀이처럼 변했다. 경기도 안산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에서 열리는 ‘안산사이언스밸리 과학축제’ 역시 그런 변화의 한 장면이다.
축제장에서 가장 먼저 감지되는 건 경쾌하게 움직이는 로봇의 몸짓, 손끝에서 전해지는 AI 체험부스의 설렘이다. 올해에만 90여 개가 넘는 전시·체험 부스가 설치돼, AI바둑로봇 대결, 증강현실 놀이터, 드론 시뮬레이션, 태양열 자동차 조작 등 진짜 미래가 눈앞에 펼쳐진다. 실제로 “케이팝 로봇 헌터스와 춤췄다”거나 “과학방탈출 버스를 타고 모험에 성공했다”는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르고 있다. 그만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신선한 경험이 쌓이는 곳이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20~40대 학부모의 47%가 ‘과학 축제나 전시회에 자녀와 동행’한 적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과학을 일상적으로 접하고, 체험을 통한 배움이 중요한 시대”라고 진단한다. 축제 현장에 참여한 한 과학교육 강사는 “교실 밖에서 만나는 과학은 이야기가 되고, 누군가의 꿈이 된다”고 느꼈다.
현장 반응도 뜨겁다. “올해 처음 아이 손을 잡고 왔는데, 생각보다 아이가 질문도 많아지고, 내가 더 신이 났다”는 부모, “도전했던 드론 미션 실패했지만 소리 지르며 웃었다”는 학생들. 곳곳에 페이스페인팅, 풍선아트, 로봇 퍼포먼스 덕분에 축제장은 말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과학 놀이터다. “처음엔 단순 구경만 할 생각이었는데, 스탬프 투어 하다보니 어느새 부스마다 오래 머물고 싶은 느낌”이라는 관람객의 고백도 들린다.
이런 흐름 속에서 과학, 예술, 인문이 함께 공존하는 이번 축제는 지역과 세대를 잇는 소통의 힘을 보여준다. 기술과 문화가 처음 어우러지는 장면에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미래를 상상하거나, 오늘의 호기심을 일상 깊숙이 데려온다. 작고 사소한 체험 하나가 내일의 방향을 바꿔놓는다는 사실, ‘과학’이라는 이름은 어느새 우리 모두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