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본격 수사”…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피의자 전환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둘러싸고 특검과 국방부 핵심 관계자들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육군 소장·현 56사단장)을 피의자로 입건하며, 정국에 파장이 예고됐다. 피의자 신분 전환은 수사 확대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5일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연 브리핑에서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모해위증 혐의로 입건했다”며 “다음 주 피의자 조사가 시작될 예정이며 조사 내용이 많아 여러 차례 소환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진희 소장은 2023년 7∼8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과 긴밀히 연락하며 채상병 사건 재조사 과정에서 국방부 조사본부 등 공식 수사 라인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더불어 박 소장이 군사법원에서 진행된 박정훈 단장 항명죄 재판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허위 증언을 했다는 모해위증 혐의도 적용했다.
박진희 소장은 2023년 말 장성 인사에서 육군 보병 56사단장으로 부임했으나, 특검 요청에 따라 이날부로 직무가 정지됐다. 정 특검보는 “박 소장이 특검 수사를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해병특검법 2조 2항에 따라 입건과 같은 날 직무 배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박진희 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다른 사건 관련자 진술과 교차 검증을 진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출국·급거 귀국 의혹 관련 참고인·의사결정 당사자 조사를 마무리 단계에 두고,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등 소환도 예고했다.
개신교계 구명로비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연루된 구명로비 통로로 지목된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에게 참고인 출석을 요구했다. 특검팀은 앞서 김 목사 자택과 극동방송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2023년 7∼9월 김 목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이종섭 전 장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과 빈번히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무리한 만큼 조만간 김장환 목사와 극동방송 관계자를 불러, 당시 채상병 사건 수사에 실제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여당 주도하에 해병특검을 비롯한 특검 수사 기간(30일 연장)과 범위, 수사 인력을 확대하는 이른바 ‘더 센 특검안’이 추진되는 점과 관련해, 정민영 특검보는 “현 일정에서 10월 말까지 수사 완료는 빠듯하다. 법 개정으로 여력이 확보되면 환영할 일”이라며 추가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치권은 이날 특검의 박진희 소장 피의자 전환 및 추가 소환조사 방침, 그리고 김장환 목사 등 종교계 인사의 구명로비 의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검 수사 확대와 맞물려 관련자 신병 처리, 향후 정치권 공방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