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치료 혁신 가속”…식약처, PH1 치료제 국내 첫 허가
국내에서 희귀 유전 질환 치료를 위한 글로벌 혁신신약이 처음으로 허가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1형 원발성 고옥살산뇨증(PH1) 치료에 활용하는 수입 희귀의약품 ‘옥스루모주(성분명 루마시란나트륨)’를 13일 국내 최초로 허가했다고 밝혔다. PH1은 AGXT 유전자 변이로 ‘알라닌-글리옥실산 아미노전이효소(AGT)’ 결핍이 나타나, 간에서 옥살산염이 과도하게 생성되고 이 물질이 신장과 전신에 누적되는 희귀질환이다. 대표 증상은 요결석, 신부전, 뼈 통증, 피부 궤양, 심근 이상 등 심각한 합병증이다.
옥스루모주는 PH1 치료용으로 국내 처음 허가된 신약이다. 소아 및 성인 환자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간에서 ‘글리콜산 산화효소’ 합성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체내 옥살산염 축적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킨다. 특히 기존 치료법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옥스루모주는 고유의 RNA 간섭 기반 방식으로 유전자변이 질환의 병리적 대사경로를 직접 표적화한 점에서 의의가 크다. 임상 시험에서는 옥살산염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했고, 신장 기능 저하와 같은 주요 질환 진행 속도도 완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해당 치료제를 GIFT(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 제35호로 지정한 뒤 신속심사 과정을 거쳐 도입을 앞당겼다. PH1와 같은 초희귀 질환군 치료에서는 미국·유럽에서도 혁신신약의 승인과 급여 확대로 치료 접근성이 주목받고 있다. 옥스루모주는 FDA 및 EMA 승인 사례도 보유하고 있다.
한편 희귀질환 치료제에는 안전성과 효과성뿐 아니라 의료 현장 도입 속도를 높이기 위한 별도 심사·평가 체계가 적용된다. 우리나라 역시 GIFT 등 맞춤형 신속심사제를 통해 치료 기회 확대와 환자 보호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RNA 간섭 기술 기반 치료제가 유전성 대사질환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꿀 가능성을 언급한다. “질병의 원인 유전자 경로를 직접 제어하는 방식으로 현존 치료 옵션을 넘어선 효과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산업계는 이번 제품의 시장 안착 여부와 후속 혁신신약 개발 확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