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미 통화스와프 논의 진전될까”…구윤철, 베선트와 워싱턴 회동 주목

조수빈 기자
입력

한미 투자 패키지와 관세 협상을 두고 정부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1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과 회동을 가질 예정이어서, 통화스와프 체결 등 현안을 둘러싼 한미 간 진전이 이뤄질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대미 투자 조건으로 통화스와프를 요구하며, 외환시장 불안 해소를 핵심 협상 카드로 제시하고 있다.

 

12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 당국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는 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출국한다. 총회 기간 베선트 재무장관과 양자 회담에서 대미 투자 패키지, 통화스와프 등 재무 현안을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회담 방식과 구체 의제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말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미국이 한국에 예고했던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총 3천500억달러(약 502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제공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투자 패키지 구체 구성과 이익 배분 방식 등 세부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아직 양해각서(MOU)로 공식 문서화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한국 정부는 대규모 대미 투자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 우려를 표하면서, 한미 간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을 '필요 조건'으로 미국 측에 제시했다. 최근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뉴욕에서 만나 관련 현안 협상을 진행했으며, 이 자리에서 수정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정안에는 무제한 통화스와프와 합리적 수준의 직접 투자 비중,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 등 한국 정부의 핵심 요구가 담겼다.

 

김정관 장관은 6일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외환시장의 민감성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졌다”며, “외환시장에 관한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실제 통화스와프 체결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정치권에선 한미 관세 협상이 막바지 조율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통화스와프 논의가 쟁점으로 부상한 만큼 구윤철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의 워싱턴 회동이 분수령이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또한 구 부총리는 다음 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와 이달 말 APEC 정상회의에서도 베선트 장관과 연쇄 접촉을 이어갈 예정이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대미 투자에 따른 한국의 외환시장 불안을 미국도 인식한 만큼, 통화스와프 또는 이에 준하는 새로운 방안이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달 중 양국 간 추가 회동이 예고된 가운데, 한미가 투자 패키지와 외환시장 안정장치라는 두 축을 놓고 막바지 협상에 돌입할지 주목된다. 정가와 경제계는 추후 회담 결과에 따라 통화스와프 등 한미 재무 현안이 중장기적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수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구윤철#베선트#한미통화스와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