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안약으로 노안 교정”…임상 결과 공개에 안경·라식 대체 주목
눈에 점안하는 특수 안약으로 안경이나 레이저 시력교정술 없이 근거리 시력을 개선하는 치료법이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며, 안과 치료 패러다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노안연구센터 연구진이 개발한 이번 기술은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에서 임상시험 데이터가 공개되며 글로벌 바이오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를 ‘비수술 시력교정 경쟁의 분기점’으로 본다.
노안연구센터의 연구팀은 녹내장 치료성분 필로카르핀과 소염제 디클로페낙을 결합한 안약의 시력 교정 효과를 평가했다. 필로카르핀은 동공을 줄이고 수정체 근육을 수축시켜 가까운 물체를 더 선명히 볼 수 있게 하며, 디클로페낙은 점안제 사용 시 동반될 수 있는 염증·통증을 억제한다. 실제 임상은 아르헨티나 내 7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농도별(1%, 2%, 3%)로 무작위 배정돼 하루 2회 점안했다.

1% 군(148명)은 99%가 시력검사표 두 줄 이상을 읽을 수 있었고, 2% 군(248명)과 3% 군(370명)은 각각 69%와 84%가 세 줄 이상을 추가로 읽는 등 명확한 시력 향상 효과가 관찰됐다. 평균 434일, 최대 2년 가까이 효과가 지속됐다는 점은 기존 근거리 시력용 수술·렌즈에 비해 높은 지속성이 특징으로 꼽힌다. 특히 투약 1시간 만에 세 단계 이상 작은 글씨 판독이 가능해, 기존 안약 대비 신속성과 유지력이 동시에 입증된 것으로 해석된다. 근거리 뿐 아니라 원거리 초점 전환 능력까지 일정 부분 개선된 것으로 보고됐다.
기존 노안 치료는 레이저(라식·라섹)나 인공수정체 삽입 등 수술 방법이 주류였으나, 부작용·비용·회복 부담과 지속적 관리 필요성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이번 안약 치료법은 일상 복용만으로 효과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환자 편의성·접근성 측면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는 평가다.
미국·유럽에서 근거리 시력 개선용 약물 연구는 최근 3년간 본격화된 바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국 FDA 허가 기반 안약(예: Vuity) 상용화가 진행 중이다. 단, 국내에서는 아직 such제 승인 전례가 없어 추후 규제 평가가 필요할 전망이다.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 차기 회장인 부르크하르트 딕 교수 역시 “장기·대규모 다기관 연구를 통해 안전성, 효과가 재확인돼야 현장 도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보고된 부작용으로는 점안 직후 일시적 시야 흐림, 자극감, 가벼운 두통 등이 있지만, 중대한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주요국 허가 당국의 추가 임상과 사후감시를 통과해야, 대중적 시력교정 옵션으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비수술 치료가 활성화될 경우 노안 환자 삶의 질을 높이며, 관련 시장 판도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 기술이 실제 임상 현장과 소비자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발전, 안전성 평가, 제도 심사 등 균형 있는 적용이 의료 혁신 성패의 관건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