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예스 킹스”…트럼프, 한국 ‘금관 선물’에 미국 토크쇼서 풍자 세례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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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기간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 받은 사실이 미국 사회에서 새로운 정치적 충돌 지점으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물에 흡족한 반응을 보인 가운데, 미국 현지 토크쇼와 언론에서는 ‘제왕적 권력’에 대한 풍자와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적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논란이 ‘노 킹스’(No kings) 시위와 맞물리며 정치적 여진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케이블 채널 코미디센트럴 토크쇼 ‘더 데일리 쇼’의 데시 리딕 진행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금관을 쓴 모습을 소재로 “트럼프를 위한 ‘예스 킹스’ 집회”라고 말하며 현지 분위기를 꼬집었다. 이어 ABC 방송 ‘지미 키멀 라이브’의 지미 키멀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서 각국의 극진한 접대를 언급한 뒤 “그가 얼마나 조종하기 쉬운 사람인지 정말 부끄럽다”고 직격했다. 또 “어쩌면 한국에 남아서 왕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농담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드러낸 황금색과 권력에 대한 집착을 풍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선물받은 금관 모형에 대해 “아주 특별하다”, “특별히 잘 챙겨라. 내 박물관 맨 앞줄에 소장하도록 하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과시적 행보가 미국 내 정치적 반발심을 자극하며, 현지 인터넷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쓰고 황홀경에 빠진 모습을 합성한 ‘밈’이 쏟아지고 있다.

 

CBS ‘레이트 쇼’ 진행자 스티븐 콜버트도 “그들(한국)은 트럼프에게 지금 유일하게 없는 것, 커다란 금관을 줬다”고 언급하며, 한국 공식 오찬에 케첩과 미니 소고기 패티가 제공됐다는 점까지 풍자의 소재로 삼았다. 콜버트는 “문자 그대로 그(트럼프 대통령)를 버거킹으로 만들었다”며, 미국 내 ‘왕 없는 민주주의’ 구호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미지를 겹쳐 비꼬았다.

 

특히 최근의 반(反)트럼프 시위에서는 ‘버거킹 말고는 왕은 없다’는 구호가 등장해, 대통령의 ‘왕적’ 행보에 대한 불신과 경계가 고조되는 양상이다. 미국 토크쇼가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과 상징물 하나까지 즉각적으로 풍자 소재로 삼으며 국민적 공론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권과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관’ 선물 에피소드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지도자의 권력관, 지도 스타일 자체를 둘러싼 논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사회의 민주주의 정서와 대통령의 퍼스널리티 간 긴장감이 어떻게 표출될지 이목이 쏠린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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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금관#미국토크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