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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 檢 폐지 마무리”…정청래, 사법개혁 속도전 돌입 속 중도 확장 시험대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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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올해 안에 사법개혁 과제 완수를 선언하며 개혁 드라이브에 속도를 낼 뜻을 분명히 했다. 카지노로 표현되는 검찰청 폐지 약속을 추석 전 이행한 데 이어, 이제는 대법원 등 사법부 전반에 개혁의 칼을 겨누는 모양새다. 여야는 정청래 대표 행보를 두고 강경 진영 결집과 중도층 민심 이반이라는 두 갈래 여론이 맞붙으며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8월 취임 직후부터 내년 6월 지방선거 승리가 모든 정치 행보의 중심임을 밝혀왔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정 대표는 최근 시도당 위원장들과의 만남에서 “모든 행보가 지방선거 승리 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그는 당의 뿌리였던 열린우리당 때 경험을 언급하며, “개혁 입법에 따르는 반발과 우려가 크더라도 전통 지지층 결집을 통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의 개혁 속도전 이면에는 지지층 결집과 동시에 중도 확장이라는 딜레마가 있다. 여당 내에서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여당 분열로 개혁 입법 실패, 이어진 지방선거 패배 및 정권 상실 등 뼈아픈 역사를 교훈 삼아야 한다는 인식이 깊다. 정 대표는 “반발을 두려워하다가 타이밍을 놓치면 결국 우리도 집토끼를 잃는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강경 리더십과 당 지지율 저하 등이 장기적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대통령실에서도 ‘개혁 피로감’을 경계하는 메시지가 나왔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지난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도, 합리적 보수층은 ‘개혁은 필요하지만 싸움판이 피로하다’는 반응”이라며, “시끄럽지 않은 개혁” 모델을 주문했다. 이 발언은 정청래 대표의 ‘속도위주 개혁’에 조율을 요구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청래 대표 역시 연내 사법개혁 입법 완수라는 원칙적 목표는 유지하면서도, 외연 확장을 위한 전략 조정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대선 개입 의혹’ 문제를 집중 부각하며, 대법원 국정감사와 법사위 차원의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동시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결정적 평가를 받을 사법개혁 과제가 당내 지지층과 중도층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한편, 정 대표 측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개혁을 조용히, 그러나 흔들림 없이 완수하라는 것이 추석 민심”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민이 피로감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개혁 체감도를 높이겠다”며, 연내 민생 챙기기와 함께 신속한 개혁 완수를 재차 강조했다.

 

여야는 사법개혁과 연내 처리 법안 등을 두고 정면 충돌 국면을 맞고 있다. 국회는 당분간 개혁 드라이브와 이에 대한 반발, 민심의 향배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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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더불어민주당#사법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