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폐지로 단일지도체제 전환”…국민의힘 혁신위, 리더십 강화 혁신안 의결
국민의힘 내 혁신 방향을 둘러싼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원회가 1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최고위원회의 폐지와 단일지도체제 전환을 골자로 한 2호 혁신안을 의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당 리더십 구조 변화와 내부 민주주의 강화에 대한 정당 내부 논쟁이 한층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날 호준석 혁신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기는 정당, 잘 싸울 수 있는 당이 되려면 리더십이 확고해야 한다”며 “최고위원회를 폐지하고 당대표가 중심이 되는 단일 지도체제를 채택하는 게 결론”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생중계로 벌어졌던 내부 이전투구를 끝내고, 확실한 리더십으로 승리하는 체제를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혁신위는 구체적으로 현행 최고위원회(11명 내외)를 대신해 9명으로 구성되는 중앙당무회의를 신설하기로 했다. 당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수석대변인, 청년위원장, 여성위원장, 그리고 당대표가 지명하는 원외 당협위원장 2명이 포함된다. 회의는 주 2회 개최된다. 주요 당직자의 다수가 당대표 임명직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또한 혁신위는 당대표가 의장이 되는 ‘전국민심회의’ 신설도 안에 포함시켰다. 전국 17개 시도당 대표를 직접 투표로 선출해 주 1회 정기회의를 갖는다는 구상이다. 이는 현행 상임전국위원회 기능을 대체할 방침이다. 호 대변인은 “지역 민심을 신속히 수렴해 당대표에게 직접 전달하는 소통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 후보 선출 방식에도 변화를 예고했다. 수도권, 호남 등 당세가 약한 일부 권역에서는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대신 지역 당원 투표로 비례대표 후보를 결정하도록 권고했다. 청년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례대표 할당 비율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호 대변인은 “예를 들어 경기도 비례대표 할당이 결정되면 지역 당원들이 직접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당 구조 혁신안은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되며, 필요시 당원투표에 부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혁신안에 대해 “집권 리더십을 강화하며 선거 체질을 혁신하겠다는 구상”(혁신위 측)과 “권한 집중에 따른 내부 민주성 훼손 우려”(일부 반대파)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고위 폐지와 전국민심회의 도입이 실제 당내 민심 수렴과 계파 갈등 해소에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한편, 혁신위는 이날 회의에서 최근 당내 최대 쟁점인 인적 청산 문제도 논의했다. 호 대변인은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세부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혁신위가 잇달아 굵직한 혁신안을 내놓는 가운데,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심의와 최종 결정 과정에서 당원들과 국민의 평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