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용여, 스시집 기억에 잠기다”…이병철 회장 진심→따뜻한 나눔의 순간
저물어가는 일본의 저녁, 유튜브 채널 ‘순풍 선우용여’ 속 선우용여가 전원주와 함께 여행길에 올라 오래된 추억 한 조각을 꺼내 놓았다. 배우 선우용여의 설명에 따라 그 순간은 마치 시간의 먼지 틈을 비집고 다시 피어오르는 듯했다. 미소가 번진 얼굴 너머로 1970년 어느 저녁, 다섯 사람만이 둘러앉은 일본 스시집의 고요한 풍경과 함께 고(故) 이병철 회장과의 묵직한 기억이 천천히 펼쳐졌다.
당시 선우용여는 TBC에서 상을 받고 도쿄로 초대돼, 이병철, 김민자, 이순재, 이낙훈과 모여 식탁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식사가 끝나자 이병철 회장이 직접 준비한 금일봉을 이순재에게 건네며 모두를 위한 따듯한 인사를 건넨 장면이 있었다. 선우용여는 “그때 식사비만 500만 원이 넘었다. 하지만 회장님의 마음은 결코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또 다른 큰 울림이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나눔과 배려였다. 선우용여는 “끝날 때 보니 돈도 똑같이 나눴다. 돈이 많은 사람이 혼자 챙기는 게 아니라 모든 몫을 함께 생각했다”며, 세심하게 배려하는 이병철 회장의 모습을 담담하게 전했다. 동료 모두가 감동받던 순간을 회고하는 선우용여의 말에는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따뜻함이 깃들었다.
1965년 TBC 1기 무용수로 대중 앞에 나서 배우로 변신한 선우용여는 ‘우리들의 천국’, ‘종합병원’, ‘순풍 산부인과’, ‘햇빛 속으로’ 등 수많은 드라마에서 활약하며 한국 방송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왔다. 인생의 다양한 순간, 수십 년 전의 소중한 인연들이 영상 속에 다시 떠올라 보는 이의 마음에도 조용한 물결을 일으킨다.
올해 만 80세를 맞아 ‘순풍 선우용여’로 팬들과 또 한 번 따스한 소통을 나누고 있는 선우용여는, 동료들과 이병철 회장 사이에서 흘렀던 인간적인 온기와 예우를 찬찬히 간직한 채 변함없는 진심을 전했다. 오랜 시간 서로를 지지하고 배려했던 그 순간이 바퀴처럼 이어지며,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날에도 빛을 내고 있다.
유튜브 채널 ‘순풍 선우용여’는 앞으로도 선우용여와 동행했던 많은 인연, 잊을 수 없는 인생 장면들을 차분히 풀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