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잃고도 돌아왔다”…찰리 헐, 회복 투혼→스코틀랜드 오픈 도전
하늘이 아찔하게 빙글돌던 순간, 찰리 헐은 벙커 모래 위에서 힘겹게 숨을 골랐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았던 지난 경기, 잠깐의 휴식 뒤 다시 필드를 밟은 그의 눈에는 결연함이 어려 있었다. 쓰러진 기억을 딛고 돌아오는 골퍼에게 팬들의 시선과 우려, 기대가 한데 모였다.
지난 10일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두 차례 쓰러져 기권했던 찰리 헐은 직접 ‘시야가 흐릿하고 귀가 먹먹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캐디는 “눈이 뒤로 말려 올라갔고 1분 넘게 의식을 잃었다”고 밝히며 위기의 깊이를 전했다. 헐은 자신의 의식이 돌아온 순간엔 “주변에 15명 정도가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2주 휴식 끝에 복귀를 선언한 그는 “80% 가량 회복했다”며 아직 완전하지 않은 상태임을 인정했다. 긴장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가만히 있기 싫어 엄지손가락만 움직이며 답답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는 “예전처럼 앞서 걷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지로 자신을 다잡았다.
오는 24일 스코틀랜드 에어셔 던도널드 링크스에서 열릴 ISPS 한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 개막전에서, 찰리 헐은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 그리고 프로 데뷔 첫 경기를 치르는 로티 워드와 조 편성돼 또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낸다. 각기 다른 길을 걸어온 세계 최상위 선수들의 경쟁도 팬들의 기대를 모은다.
스코틀랜드 바람 속에서 다시 시작되는 찰리 헐의 분투가, 아직 남은 회복의 과정을 견디며 새로운 챕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세계 여자골프 톱 플레이어들의 뜨거운 맞대결은 오는 24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