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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결승선”…김민규, 진행 미스로 기록 제외→세계육상 경보 5위 통한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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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결승선”…김민규, 진행 미스로 기록 제외→세계육상 경보 5위 통한의 순간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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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이 내려쬔 도쿄 국립경기장의 결승선, 김민규는 마침내 테이프를 끊는 듯했다. 관중의 함성은 더욱 커졌지만, 그의 걸음에는 아쉬움과 당혹감이 동시에 겹쳤다. 선수로서의 도전과 집중력이 무색하게, 한 순간의 혼란이 모든 질주를 흔들었다.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35㎞ 경보에서 김민규는 5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경기 진행 요원의 안내 착오로 2㎞ 순환코스 한 바퀴를 남겨둔 상황에서 곧장 결승선을 향했고, 결국 정상적으로 33㎞만 주파했다. 이로 인해 공식 기록지에는 ‘DNF’(완주 실패)가 표기되며, 김민규는 최종 기록 및 순위에서 제외됐다.

“주최 측 실수로 완주 실패”…김민규, 세계육상 35㎞ 경보 5위 통과 후 기록 제외 / 연합뉴스
“주최 측 실수로 완주 실패”…김민규, 세계육상 35㎞ 경보 5위 통과 후 기록 제외 / 연합뉴스

김민규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최초로 남자 35㎞ 경보 무대를 밟았다. 초반 중위권을 유지하며 50명의 경쟁자 사이에서 안정적인 페이스를 보였다. 무엇보다 15번째 바퀴에서 발생한 진행 미스가 변수로 작용했는데, 경기 요원은 그를 미리 결승선 복귀 방향으로 안내하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

 

주최 측의 혼선 속에 대한육상연맹은 즉각 항의 의사를 표명하며 대회조직위원회의 공식 해명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경기는 도쿄 국립경기장과 인근 2㎞ 코스를 16회 순환하는 지형을 활용해 치러져, 코스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절감케 했다.

 

남자 35㎞ 경보에서는 캐나다의 에번 던피가 2시간28분22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지났다. 캐나다 경보 사상 세계선수권 첫 메달리스트 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는 브라질의 카이오 본핌(2시간28분55초), 3위는 일본의 가쓰키 하야토(2시간29분16초)가 차지했다. 여자 종목에서는 스페인의 마리아 페레스가 2시간39분01초로 2연패의 대기록을 썼고, 이탈리아의 안토넬라 팔미사노와 에콰도르의 폴라 토레스가 각기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규를 바라본 관중들은 격려의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무더운 날씨와 갑작스러운 사건에도 담담히 결승선을 통과한 그의 모습은 경기장을 가득 채운 응원의 함성이 진한 울림으로 번졌다.  

 

경기 이후 김민규와 대한육상연맹은 조직위의 공식 답변에 뜻을 모으며, 향후 일정 준비에 다시 집중할 전망이다. 잔잔한 혼란과 아쉬움 속에서도 김민규의 땀과 노력은 이어질 예정이다. 세계육상선수권은 9월 13일 일본 도쿄에서 치러졌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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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세계육상#경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