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표현력, 문화산업 성장의 동력”…이재명 대통령, 예술인 간담회서 지원 확대 시사

정치와 문화계의 접점에서 정책 수립을 위한 대화가 이뤄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밭 파인그라스에서 국내 대표 문화예술인들을 초청해 문화콘텐츠산업 발전 방안과 예술계 현안에 대한 의견을 직접 들었다. 드라마, 영화, 공연 등 문화산업을 묶은 정책 지원책 필요성을 공개석상에서 강조하며, 정부 역할 확대를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팬임을 자처하며, 작품을 보며 자신의 눈물이 언론에 오르내린 경험까지 직접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어떻게 하면 먹고 살길을 만들까 고민하던 중 주말에 ‘폭싹 속았수다’를 몰아보다 놀랐다”며 “드라마를 산업으로 키우면 대한민국을 세계에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부갈등과 남존여비 등 한국의 전통적 문화는 국내에서만 공감 받는 소재라고 생각했지만, 남미와 유럽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결국 이 같은 보편적 감동의 비결은 섬세한 표현력”이라고 평가했다. 행사 자리에 함께한 김혜경 여사는 "주인공 모습이 시누이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 대통령의 눈물이 나온 듯하다"고 덧붙여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예술계 관심은 이날 행사 전반에 걸쳐 드러났다. 그는 “문화산업을 키우면 세계적으로 선도국가로 나아가게 하는 강력한 힘이 된다”며, “이런 가능성을 생각하면 뿌듯하다”고도 전했다. 세계적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해서도 “전체가 큰 축제를 벌이며 치하했어야 했는데 조용히 지나가 아쉽다”고 밝혔으며, 영화 촬영 세트장 관리와 비용 문제에 대해서는 “대규모 영화 세트 등은 국가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내놨다.

문화예술인들의 실질적 건의 사항도 행사를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발레리노 박윤재는 "해외 남성 무용수는 16세 무렵 주요 발레단에 입단하지만, 국내 남성은 군 복무 문제로 경력이 단절된다"며 지원과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허가영 감독은 비상업·예술 영화 제작에 대한 공적 지원 확대를 촉구했으며, 산업별 세부 건의도 이어졌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은 문화산업이 국가 브랜드와 경제 성장의 도약대가 될 수 있다는 인식에 공감대를 넓히는 분위기다. 그러나 군 복무, 인프라 확충 등 해묵은 규제와 지원 부족 문제가 거론되며 해법 마련 촉구 목소리도 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부의 선별적 문화정책이 예술계 창작 자유와 상충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향후 문화콘텐츠산업 지원 방안, 군 복무 문제와 같은 구조적 애로 타개책 마련에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도 국가 주도로 창작·제작 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논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