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블랙록, 하루 만에 10억 달러 투자”…미국 자산운용업계, 가상자산 ETF 주도권 쟁탈전 격화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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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0월 6일, 미국(USA)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하루 만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약 1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순매수했다. 해당 움직임은 글로벌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디지털자산의 구조적 수요가 강화되는 가운데, 관련국 금융시장과 기관투자자 심리에 직접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상자산 ETF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으로, 미국 기관자금의 투자 경로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핀볼드(finbold)와 룩온체인(Lookonchain) ETF 플로우 데이터에 따르면, 10월 6일 하루 블랙록은 자사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를 통해 비트코인 6,447개(약 8억500만 달러 상당)를 신규 매수했다. 또 아이셰어즈 이더리움 트러스트(ETHA)에는 4만5,672 ETH, 약 2억1천2백90만 달러를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블랙록은 이날 단일 운용사 기준 최대 규모인 10억 달러 이상을 신규 집행했고, 총 보유자산은 비트코인 78만3,768개(가치 약 979억 달러), 이더리움 393만3,864개(183억 달러)로 증가했다.

블랙록, 하루 새 비트코인·이더리움 10억달러 매수
블랙록, 하루 새 비트코인·이더리움 10억달러 매수

이 같은 매수세는 경쟁사와의 확연한 격차를 드러낸다. 같은 날 비트코인 ETF 전체 일일 순유입은 7,553 BTC(9억4천3백30만 달러)였는데, 이 중 무려 85%를 IBIT가 차지했다. 피델리티(Fidelity)의 FBTC는 567 BTC, 아크(ARK)의 ARKB는 289 BTC 유입에 그쳤다. 이더리움도 마찬가지다. 전체 이더리움 ETF 일간 순유입 5만1,653 ETH(약 2억4천80만 달러) 가운데 블랙록 ETHA 비중이 88%에 달했다. 같은 기간 피델리티 FETH와 그레이스케일(Grayscale) ETHE는 각각 1,248 ETH, 832 ETH에 불과했다.

 

이 같은 ‘집중 투자’는 ETF를 통한 기관자금의 실질적 유입이 상방 가격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즉각적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1주일간 비트코인 ETF 주간 순유입도 2만6,526 BTC(33억1천만 달러)로 크게 늘었고, 이 중 1만5,097 BTC(18억9천만 달러)가 블랙록 IBIT 몫이었다. 이더리움 ETF 주간 유입도 29만8,921 ETH(13억9천만 달러)로 집계됐으며, 이 중 ETHA가 15만8,794 ETH(7억3천9백만 달러)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기관 투자자들이 양대 자산의 ‘베타 노출’을 ETF를 통해 공격적으로 확대 중인 점에 주목한다.

 

시장에선 긍정적, 신중론 양립 움직임도 부각된다. 찬성 측은 “블랙록 같은 대형 운용사의 매수세가 전체 유동성 확대와 시장 가격 발견 기능을 개선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거시환경 변화나 규제 변수 등으로 ETF 유입이 급감할 경우 레버리지 청산 등 단기 급락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며, 특정 운용사로의 점유율 쏠림이 단점일 수 있음을 경계한다.

 

미국(USA) 경제 전문 매체들도 해당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핀볼드는 “7월 1일 이후 블랙록의 크립토 포트폴리오 규모가 794억 달러에서 1,020억9천만 달러로 224억6천만 달러 급증했다”고 짚으며, 비트코인(+14.6%)·이더리움(+262%) 보유 증가율 모두 업계 최고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블랙록이 양대 디지털 자산 ETF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공고히 하면서, 해당 자산 가격 및 유동성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향후 자금 유입 지속 여부는 기준금리 경로, 달러 유동성, 미국 증권당국의 규제 명확성 등 복합적인 글로벌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각 운용사별 점유율 변화와 ETF 자금동향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대형 운용사 주도 아래 비트코인·이더리움 ETF를 둘러싼 경쟁과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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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비트코인#이더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