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안 우선 처리 후 조정”…배경훈, 예산 편성 논쟁 속 입장 밝혀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편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센 가운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를 앞두고 “우선 안건을 처리하고 추후 조정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혀 예산안 처리 절차에 정부 방침을 재확인했다.

배 배 후보자는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언급했다. 국정기획위원회가 ‘정부 국정방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예산 분배·조정안 보류를 요청했지만, 배 후보자는 심의 일정에 맞춰 일단 예산안 심사를 강행한 뒤 후속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배 후보자는 “취임하고 나면 추가로 살펴볼 것들을 심의 이후 따져보겠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 등에서 연구개발 업무에 한정해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를 적용해 달라는 요구에는 “아직 깊게 고민하지 못했다. 추후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그는 SK텔레콤 해킹 사건과 관련된 민관 합동 조사 결과가 종결됐다고 밝히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응책을 정리하고 있다. 이번 주 내로 (결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과학기술과 인공지능(AI) 중심의 정보통신기술 분야로 부처를 분리하는 조직개편설이 확산되는 것에는 “논의된 안 중 하나로 알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어 “AI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기반 위에 만들어지는 것인 만큼 유기적으로 최대 효과를 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배 후보자를 둘러싼 부동산 매매 의혹 등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팔고 이사할 시점이 돼 이사한 것이고, 어떠한 정보를 갖고 매매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미성년 자녀의 주식 보유 논란에 대해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배 후보자가 1억원 증여 후 증여세를 납부했고, 미래를 위한 투자로 증권사 추천에 따라 매수했다”며 정상 절차를 강조했다.

이날 전국우정노동조합은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배 후보자에게 현장 인력 충원 요구 등 의견서를 전달하는 등 현장 근로자들과의 소통 필요성 역시 부각됐다.

정치권은 배 후보자의 신중한 입장 표명이 예산 배분 갈등 해법의 실마리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예산안 심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후속 조정 및 현장 의견 수렴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