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산 석탄, 유럽행 길 다시 열렸다”…EU, 제재 예외 허용에 공급망 안정 기대
현지시각 30일, 카자흐스탄(Kazakhstan) 무역부는 카자흐스탄산 석탄의 유럽연합(EU) 수출이 러시아(Russia) 항구를 통하는 경로에서 재개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EU가 자체 대러 제재에서 카자흐스탄산 석탄에 한해 예외 적용을 결정한 결과로, 수개월간 이어진 양측의 협상 끝에 이뤄졌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올해 초 EU가 유럽행 카자흐스탄산 석탄의 러시아 항구 환적을 불허한 이후, 공급 재개를 위해 지속적으로 EU와 접촉해 왔다.
EU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한 추가 제재의 일환으로 지난 2월부터 카자흐스탄산 석탄도 러시아 항구를 통해 유럽으로 운송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제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대러 제재 수정안에는 카자흐스탄산 석탄의 환적 예외 조항이 공식 포함돼, 카자흐스탄 수출업체는 발트해 우스트-루가항(Ust-Luga Port) 등 지정된 러시아 항구를 통해 유럽 수출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예외 조치에는 엄격한 조건들이 따른다. 환적이 허용되는 석탄은 반드시 카자흐스탄산이어야 하며, 소유권이 러시아·벨라루스 등 EU 제재 대상국 기업과 관련돼서는 안 된다. 또 제재 대상 항구에서는 환적 이외의 추가적인 활동이 제한된다.
카자흐스탄은 올해 1분기 기준 EU 전체 석탄 수입량의 6.5%를 공급하며, EU 내 다섯 번째 주요 공급국에 올랐다. 지난해 카자흐스탄의 대EU 석탄 수출 규모는 520만 톤, 3억1,250만 달러로, 국가 전체 석탄 수출량의 51.8%를 차지할 만큼 유럽과의 무역 의존도가 높다. 올해 1월~5월까지는 160만 톤으로 수출이 소폭 감소했고, 전체 석탄 수출의 38.5% 수준을 기록했다.
카자흐스탄 무역부 관계자는 “EU에 대한 석탄 수출량이 일시적으로 줄었으나, 제재 예외 조치로 인해 다시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며 공급망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2022년 2월, EU는 러시아 자원 수입 금지와 함께 에너지 공급처 다각화를 추진하며 카자흐스탄 등 중아시아국과의 협력 강화를 꾀해왔다.
EU의 이번 조치는 국제 석탄 시장의 공급망 개선뿐 아니라 에너지 가격 안정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BBC 등 주요 외신 역시 “EU의 제재 조정이 에너지 시장 변동성을 완화할 신호”라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카자흐스탄과 관련된 석탄 기업 및 유럽 에너지 시장의 추가 변동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번 예외 정책이 향후 유럽의 에너지 안보 전략 및 국제 석탄 무역 구조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국제사회는 이번 조치가 실제 공급망 변화로 이어질지, 그리고 EU와 카자흐스탄 협력이 추가적으로 확대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