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강선우 사퇴 두고 명심 부각 vs 동지 결집”…박찬대·정청래, 민주당 당권 경쟁 가열
정치

“강선우 사퇴 두고 명심 부각 vs 동지 결집”…박찬대·정청래, 민주당 당권 경쟁 가열

윤선우 기자
입력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 간 시각차가 두드러지면서, 당심을 향한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강선우 전 후보자 사퇴를 촉구했던 박찬대 후보와 그를 위로한 정청래 후보가 각기 다른 노선을 보이며, 당내 경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박찬대 후보는 24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선우 전 후보자 사퇴 요구에 앞서 대통령실과 사전 조율이 있었는지 묻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것이든 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많은 부분이 일치됐다"고 답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대통령실과 논의하지는 않았으나, 인사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의 부담을 덜고자 직접 나섰다는 취지다. 다만 박 후보는 국회에서 취재진에게 "사퇴 요구 17분 후에 이런 발표가 있을 줄 전혀 몰랐다"고도 말했다.

박찬대 후보는 전날 민주당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강선우 전 후보자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이후 17분 만에 강 전 후보자가 전격적으로 사퇴를 선언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두고 당내에서는 친명계 핵심인 박 후보가 대통령실과 모종의 조율을 거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검찰과거사위원회법 제정을 주장하며 "대통령에 대한 정치 검찰의 조작 수사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그 부분에도 예외 없이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강선우 전 후보자와 무관한 정책 이슈에서도 '명심'(明心·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부각하며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정청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이라며,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 주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고 언급하며, 당원 결집에 힘을 실었다. 강선우 전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정 후보는 직접 엄호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어 "아무리 어려워도 오직 당원, 당심만 믿고 간다"고 말했고, "국민 이기는 정권 없고, 당원 이기는 정당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권을 겨냥해 "내란 척결의 훼방꾼들은 또 하나의 내란동조 세력일 뿐"이라며 "내란특별재판부를 반드시 도입하겠다"고도 밝혔다.

 

강선우 전 후보자의 사퇴를 둘러싼 당내 반응 역시 엇갈렸다. 안태준 의원은 "박 후보가 민주당과 대통령을 위해 욕받이를 자처했다"고 평가했고, 장철민 의원은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이 나서기 어려운 궂은 일을 대신하는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반면 한 재선 의원은 "박 후보의 행동이 대통령을 위해 악역을 맡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우리 편을 왜 지키지 못했냐는 시각이 더 강하다"고 밝혔다. 정청래 후보 측에서도 "사퇴 요구 이후 박 후보에 실망했다는 지적이 나오며, 오히려 지지층 분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선우 전 후보자가 전날 SNS에 올린 사퇴문에는 1000건에 가까운 지지자 댓글이 달리며 여론의 이목을 모았다. 두 후보는 오는 27일 당이 주최하는 2차 방송 토론회에서 직접 맞붙을 예정이다.

 

이날 민주당은 당권 경쟁 구도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 속에 당내 결속과 주자별 전략 노선이 한층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2차 방송 토론회를 기점으로 당심 향방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윤선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박찬대#정청래#강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