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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허가심사 295일로”…정부, 규제 혁신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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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허가심사 295일로”…정부, 규제 혁신에 속도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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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허가 심사기간이 전 세계에서 가장 짧은 수준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정부가 심사체계 혁신과 규제 합리화 전략을 내놓으면서,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의 경쟁력 강화 움직임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를 ‘차세대 바이오기업 경쟁력 확보 경쟁’의 변곡점으로 본다.

 

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K-바이오, 혁신에 속도를 더하다’ 토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허가 심사기간을 글로벌 최단 수준으로 대폭 줄이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 대통령은 심사기간 단축을 위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전담팀 신설과 심사 관련 예산 증액을 약속하며, “국민 안전에 위협이 없는 규제는 과감히 해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식약처의 바이오시밀러 심사기간을 현행 406일에서 295일로 111일가량 단축하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2024년부터 신약 심사에 도입된 신속 심사제도를 바이오시밀러까지 확대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식약처는 또한 오가노이드(미니 장기) 기반 대체실험법을 확대 도입해 비임상 실험기간을 기존 대비 대폭 단축하고, 안전성이 확보된 바이오시밀러 후보에 한해 임상 3상을 면제하는 방안도 모색한다는 점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바이오시밀러 심사·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글로벌 경쟁국 수준 혹은 그 이하로 단축해, 국내 기업의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기존에는 심사절차의 복잡성과 임상 부담으로 인해 신제품 상용화까지 기간과 비용이 크게 소요됐지만, 새로운 심사체계가 도입되면 R&D 투자 효율성과 상업화 성공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바이오시밀러 초기 시장 진출이 글로벌 시장 선점의 핵심”이라며 제도 변화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FDA(식품의약국)가 1년 이내, 유럽은 EMA가 300일 내 허가를 마무리하는 심사절차를 갖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신속 정책을 선제 도입할 경우, 선진 시장과의 격차를 좁히며 글로벌 라이센싱 및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대표 기업들도 글로벌 진출 전략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규제 혁신과 함께 바이오산업 종사자들에게 창의적이고 공정한 산업 생태계를 마련하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공정경쟁 지원, 불공정행위 차단, 글로벌 경쟁 기반 마련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또 바이오산업 연구개발(R&D) 환경의 자율성 보장과 인프라 지원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계에서는 심사기간 단축이 실제 기업 성장 및 시장 점유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심사절차 혁신이 바이오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기술 신속화와 제도 환경이 조화될 때, 한국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새로운 도약이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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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정은경#바이오시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