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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결속이 북중러 연합보다 빨라야”…브런슨, 대만 위기 대비 한미 역할 강조
정치

“동맹 결속이 북중러 연합보다 빨라야”…브런슨, 대만 위기 대비 한미 역할 강조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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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만 포위훈련을 계기로 동북아 안보질서에서 동맹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은 1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한미동맹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동맹은 위기 상황에서 신속히 함께할 의지를 가진 국가들이 모일 때 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공동 주최한 자리였다.

 

브런슨 사령관은 2022년 중국의 대만 포위훈련을 직접 언급하며 “중국은 몇 시간 만에 항공기, 함정, 미사일체계를 동원해 전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고 되짚었다. 그는 “일촉즉발 상황이 경고 없이 발생할 수 있고,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억제력과 대비 태세가 필수임을 동아시아에 상기시킨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안보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위기에서 행동할 동맹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며 동맹의 작동력을 재차 부각했다.

중국은 2022년 8월, 당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거센 군사훈련으로 대만 해협에 긴장을 조성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민해방군에 2027년까지 대만 공격 준비를 완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역시 동맹으로서 지역 위기가 고조될 경우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북·중·러 3국의 군사협력이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브런슨 사령관은 동맹의 응집력을 거듭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적대 세력들은 그들만의 연합을 결속하는 중이며, 우리의 동맹에 균열을 내려 한다”며 “이들이 결탁을 강화하는 속도보다 우리가 더 빨리 결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는 결코 한 국가의 힘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밝히며, 특히 한미일 3자 협력 등 다자안보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환기했다.

 

현장에서는 동맹의 발전 방향에 대한 메시지도 나왔다. 브런슨 사령관은 “동맹은 변화하는 위협에 맞춰 현대화돼야 한다”며 “이는 장비 이상의 문제로, 조직·정책·관계까지 포괄적으로 개선돼야만 국제 질서 변화에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과 군사분야 전문가들은 미중 경쟁 국면과 동북아 불안정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이 동맹 내에서 핵심적인 전략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미, 한미일 방위협력 및 다자기구 구상의 실효성 여부가 향후 지역 안보 구도 재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다자안보협력 강화와 동맹 현대화를 정책 기조로 유지하면서, 급속히 재편되는 동북아 안보 환경에서 주도적 역할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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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주한미군#한미동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