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독버섯 고개 들어도 설거지는 계속”…여야, 이재명 대통령 예능 논란 정면 충돌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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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충돌이 추석 연휴 이후에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출연과 정국을 둘러싸고 응수에 나서며 갈등이 폭발했다. 여야의 설전이 거듭되며 민심 피로감도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독버섯처럼 고개를 쳐들고 올라오고 있다”는 강한 표현으로 비판했다. 그는 “개혁에는 소음과 반동이 수반된다. 정권 교체 후 민주당과 정부의 개혁 입법 과정을 설거지에 빗대어 설명하겠다”며 “그 많은 설거지를 하는데 소음이 없을 수 없듯, 국민의힘이 적반하장식으로 시끄럽게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수석대변인은 “개혁의 방향과 목표는 분명하게 하되, 국민께서 피로감 없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 청산과 개혁을 담대하게 추진하고, 민생을 챙겨 연내에 과제를 신속히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하며 맞불을 놨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비판은 독버섯이 아니라 권력 견제의 순기능”이라며 “야당을 향해 망언을 쏟아내는 것은 오만한 권력의 독선과 정치 후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또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법치 파괴를 ‘설거지’로 포장하는 것도 국민 인내심을 모욕하는 언사”라고 했다. 이어 “자신들의 독선이 대한민국을 좀먹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논란도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 기능이 멈춰 선 재난 상황에도 대통령은 예능을 찍으며 웃고 있었다”며 “즉각 사과하고, 재난 시 대통령 직무 유기와 대응 지연의 책임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의 거듭된 공세에 “여야의 진흙탕 싸움이 연휴를 국민 스트레스의 시간으로 만들지 않았는지 송구스럽다. 국민의힘의 지엽적인 진흙탕 싸움에 더 이상 말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정청래 대표도 “예능엔 분노, 계엄엔 침묵”이라는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의 발언을 옮기며, 국민의힘이 본질을 외면한 채 정쟁에만 집중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현지 부속실장을 향한 공방도 이어졌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인사이동을 언급하며 “영부인 보좌 제2부속실장직을 공석으로 둔 것은 ‘존엄현지’를 위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김지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제2부속실 조정은 영부인 보좌체계 강화에 따른 행정절차”라며 “권력 서열 운운은 정치 선동”이라고 반박했다.

 

정치권의 날 선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양당 지도부 모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생·정치개혁을 강조하면서도 상대 진영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회는 예능 논란뿐 아니라 주요 현안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정치권의 긴장감은 좀처럼 가실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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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