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케어 아파트로…솔닥·아이파크 맞손 파장
디지털 헬스케어가 아파트 생활 인프라로 스며들고 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기업 솔닥이 대형 건설사와 연계해 입주민 전용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주거공간이 병원과 약국을 가상으로 연결하는 거점으로 재편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주거 브랜드 경쟁에서 헬스케어 결합 모델을 부각시키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솔닥은 19일 HDC현대산업개발과 업무협약을 맺고 아이파크 브랜드 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첨단 맞춤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주거상품과 연계한 비대면 진료, 건강 상담, 약 배송 등 통합형 서비스를 설계하고, 아이파크 커뮤니티 시설과 연동되는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아이파크 입주민 전용 건강관리 서비스 모델을 검토한다. 단지별 커뮤니티 공간과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건강 상태 모니터링, 만성질환 관리,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방안이 협력 범위에 포함돼 있다. 장기적으로는 입주민 대상 공동 마케팅과 데이터 기반 맞춤 서비스 고도화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솔닥의 기술적 기반은 의료기관과 약국을 연결하는 원격의료 인프라다. 솔닥은 국내 1600개 1차 의료기관과 1만5000개 약국에 도입된 솔닥파트너스 병원·약국용 전사 자원관리 솔루션을 통해 비대면 진료와 처방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의사의 진료, 처방전 발급, 인근 약국 연계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해 환자가 의료기관 방문을 줄이면서도 기본적인 진료와 약 수령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특히 이번 아이파크 제휴는 솔닥이 최근 강조해온 아파트 내 디지털 헬스케어 인프라 전략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회사는 이미 GS건설과 제휴를 맺어 자이홈 애플리케이션에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탑재하기로 한 데 이어, 우미건설 계열 우미에스테이트와는 시니어 맞춤 주거·건강 융합 모델을 공동 기획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까지 합류하면서 건설사 포트폴리오 전반으로 플랫폼 영향력을 넓혀가는 구도다.
주거상품과 디지털 헬스케어 결합 모델은 입주민 입장에서 병원 접근성 제약을 줄이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특히 직장인, 영유아 보호자, 고령층은 단지 내 또는 모바일 앱을 통해 빠르게 의사 상담과 처방을 받을 수 있어 시간·이동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건설사는 단지 경쟁력을 높이고, 플랫폼 기업은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는 구조여서 이해관계도 맞물린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리빙랩 형태의 헬스케어 아파트, 실버타운 등에 원격진료와 건강 모니터링 솔루션을 접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통신·플랫폼 기업이 스마트 홈 기기와 웨어러블 센서를 연계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어, 건설사와의 협업이 본격화될 경우 생활공간 기반 헬스케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원격진료 제도화 논의와 개인정보 보호 규제는 상용화 속도를 좌우하는 변수로 남아 있다. 비대면 진료는 현재 제한적 허용 상태여서, 아파트 입주민 대상 서비스도 의료법과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 범위 안에서 설계해야 한다. 민감한 건강정보와 생활 데이터를 함께 다루는 만큼 데이터 보안과 동의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주거공간은 고정적인 생활 데이터가 축적되는 만큼 장기적인 건강관리 플랫폼으로 발전할 여지가 크다면서도, 의료서비스의 질 관리와 법적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하는 것이 시장 확산의 관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건설사와 플랫폼 기업들이 연이어 손을 잡는 가운데, 솔닥과 HDC현대산업개발의 협업 모델이 실제 입주민의 사용성을 입증하고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산업계는 이번 시도가 주거와 의료를 결합한 새로운 생활 인프라 모델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