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광풍 속 환호”…조윤주, 7년 만의 금빛 피날레→챔피언스투어 새 역사
파란 하늘이 내려다본 그린 위, 조윤주의 마지막 퍼트가 컵에 빨려 들어갈 때 홀 주변은 환호로 가득 찼다. 긴 기다림 끝에 되찾은 정상, 조윤주는 버디 8개를 쓸어 담는 완벽한 플레이로 갤러리의 시선을 독차지했다. 잠시 잊혔던 우승의 감격은 힘겨웠던 시간에 대한 스스로의 답처럼 더욱 깊고 단단하게 다가왔다.
23일 전남 영광군 웨스트오션 컨트리클럽에서 펼쳐진 KLPGA 챔피언스투어 6차전 2라운드. 조윤주는 8언더파 64타로 라운드를 마무리하며, 합계 11언더파 133타로 통산 두 번째 우승을 품에 안았다. 경기는 시작부터 조윤주의 흐름이었다. 고른 드라이버 샷과 정교한 웨지 플레이, 그리고 위기에서 진가를 발휘한 퍼트가 이어지며 단단하게 선두를 지켰다. 마지막 18번홀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챔피언스투어 정상에 서는 순간까지 흔들림이 없었다.

가장 빛난 건 조윤주의 뚝심이었다. 부상과 공백을 딛고 그린에 다시 선 조윤주는 "포기하지 않았다"는 소감과 함께 훈련의 노력을 전했다. 과거만큼의 비거리가 나오지 않아 웨지샷과 퍼트에 집중했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우승 상금은 1천50만원으로, 그 의미는 수치 이상의 가치를 담았다.
최혜정과 이정은 역시 이날 10언더파를 기록하며 마지막까지 조윤주를 바짝 추격했다. 그러나 조윤주의 집중력과 흔들림 없는 플레이의 벽은 높았다. 두 선수 모두 선두와 근접한 점수를 냈지만, 이번 라운드 주인공 자리까지는 내주어야 했다. 경기 내내 이어진 박수와 응원의 물결은 세 선수 모두에게 따뜻한 격려였다.
아름다운 막바지 햇살과 더불어, 조윤주의 손끝에서 전해진 우승의 메시지는 팬들에게 오랜 기다림이 가진 의미를 한 번 더 일깨웠다. KLPGA 챔피언스투어의 다음 행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린 위에 새겨진 오늘의 이야기는 긴 여운으로 남았다.